사는 이야기

81억명 중 1명, 인생 별 건가

polplaza 2024. 6. 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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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별 건가? 크게 보면 별 것 아니다. 2024년 3월말 기준으로 지구상에 81억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81억명 중 1명이다. 81억명 중의 한명인 나의 존재 가치는 얼마나 될까.

지구라는 별(star)에 태어난 나는 어떤 존재일까.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복으로 생각해야 할까, 불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사람마다 처한 위치나 환경에 따라 복으로 생각할 수 있고, 불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동물이나 곤충, 식물이 아니고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은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에게 해당될 수 있다. 자유가 없고, 생존에 허덕이거나 누군가의 폭력에 시달리는 사람은 불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장미 꽃)

사람이든 동물이든 곤충이든 식물이든 무생물이든, 만물은 그 자체로 존재 가치가 있다. 지구상에서 제각기 쓰임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 인식하기에, 불행한 삶을 살든 행복한 삶을 살든 사는 동안 희노애락을 겪을 수밖에 없다. 어떤 마음 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불행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고, 반대로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스스로의 자유 의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자유의지를 깨우치지 못한 상태에서, 타인의 폭력이나 조종에 순응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악조건에서도 행복을 찾는 사람도 있다.

서울 시내를 다녀보면, 많은 사람들이 움직인다. 출퇴근 시간에는 어딘가로 향해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점심시간에는 식당이나 커피점 앞에서 길게 줄을 선 젊은 남녀를 흔히 볼 수 있다. 각자 업무와 사무실이 다르더라도 먹고 마시는 것은 일정한 선호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욕망의 발로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식음료의 종류를 선택하면서 만족감을 느낀다. 이런 것이 소소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먹고 마시는 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마시고 구할 수 있는 공기와 물의 고마움을 모르는 것과 같다.

도심 인도에는 가로수들이 어제도,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택이나 빌딩 앞에도 각종 나무들이 서 있다. 쌈지공원에는 잡초 무리 속에서 계절 따라 피고 지는 꽃이 있다. 저 나무는 행복할까. 저 꽃은 행복할까. 어디론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자동차들이 매연을 내뿜어대도 피할 수가 없다. 나무들은 무엇을 위해 저기서 그렇게 살아갈까. 꽃은 무엇을 위해 저기서 피었다가 지는 걸까. 자신을 위해서일까. 다른 동물이나 곤충 같은 생명체들을 위해서일까.

1차적으로는 우주의 섭리에 따른 자신의 생존일 것이다, 2차적으로는 동물과 곤충 등 다른 생명체에게 도움을 준다.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찾아오는 생명체에게는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줄 수 있는 것을 준다. 배풂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편으로 구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사람도 나무와 꽃에서 얻는 것이 많다. 육체적으로는 그늘과 휴식, 정신적으로는 기쁨과 환희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나무와 꽃이 있는 곳으로 찾아 가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꽃과 나무는 한 곳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이동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꽃과 나무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인간의 운명이다.

(채소 파는 전통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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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포기하지 말자.
사람으로 태어난 것 자체만으로 얼마나 행운인가. 만약 소나무로 태어났다면 행복할까. 심산유곡에서 수백년을 산다한들 행복할까. 애기 소나무가 태풍을 견딜만큼 성장하려면 얼마나 많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야할까. 설악산 골짜기 1급수에서 가재로 태어났다면 행복할까. 생명이 다할 때까지 태어난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하는 식물로 태어나지 않은 것만해도 천만다행일 것이다.

생로병사(生老病死)! 사람은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뜻이다. 이게 사람에게만 해당되는가. 그렇지 않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에게 해당된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 생명체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야생에서 초식 동물인 토끼와 양 등은 호랑이와 사자 같은 맹수들을 늘 경계하면서 살아야 한다. 늙기도 전에 이승의 삶을 마감할 수도 있다. 야생의 공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 다시 한번 물어보자. 81억명 중의 한 명인 나는 얼마나 가치있는 존재인가. 전체로 따지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지구상에서 생명을 유지하며 살고 있는 동식물수까지 감안하면, 먼지보다 작은 존재일 수 있다. 죽어서 사라질 육신 자체로는 더욱 의미를 찾기 힘들다. 내 한 명쯤 사라져도 지구상의 생태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인간의 적이 될 수 있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 천재지변같은 자연재해는 만물도 어쩔 도리가 없듯이 인간도 어쩔 수 없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같은 인간이다. 내가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 타인은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내용은 별개의 문제이다. 피할 수 없는 영향이라면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이 낫다. 피할 수 있는 영향이라면 피해버리면 그만이다. 나쁜 영향이라면, 마음 졸이면서 내 마음 속에 담아둘 필요가 없다. 나에게 영향을 주는 상대도 기껏해봐야 81억명 중의 1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 만물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냥 한톨의 먼지 수준일뿐이다. 그런 먼지 수준의 인간한테 얽매여서 스스로 내 영혼을 소모시킬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싫고 상대하기 귀찮고 피하고 싶다면, 아예 만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사회 활동을 하는 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서 살 수는 없다. 함께 지내다보면 직장 상사이건, 친구건, 선배건, 후배건 상대하기 싫고 보기 싫고 피하고 싶은 사람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땐 겉으로 몸은 수긍하되 마음에서 지우면 된다. 쉽지 않지만 노력해보라. 해도해도 안된다면 만나지 않는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똥이 무서워서 피해 가는가? 아니다. 더러워서 피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늘 잊지 말자. 그 상대 역시 우주 만물에서 한 톨의 먼지조차 안된다는 것을. 그런 존재에게 휘둘리면서 살아야 되겠는가.

(승가사 가는 길옆에 있는 바위)


나의 존재 가치는 언제나 나에게 달렸다. 우주에서 한톨 먼지에 불과할지라도 인간은 이동할 수 있는 생명체이다. 누군가 싫으면 떠날 수 있고, 누군가 좋으면 다가갈 수 있다. 이동할 수 있는 능력,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보자. 세상에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이동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등 인간의 기본권으로서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돼 있다. 자유의 과잉은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자유를 제한하는 평등권도 보장돼 있다. 내가 상대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대신 상대도 나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 따라서 나의 존재 가치는 내가 부여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키우면 커지고, 스스로가 낮추면 낮아진다.

인생 별 거 아니다. 타인을 기준으로 삼지 말고 나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내가 잘 났다고 생각하면 잘 난 것이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면 잘하는 것이다. 내 몸과 내 마음을 내가 관리하고, 소중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명의 에너지가 모두 방전될 때까지 오로지 내가 주인이다. 사람을 보지 말고 지구를 보고, 우주를 보면 된다. 

우주에서 지구를 보고, 지구에서 만물을 보고, 만물 중에서 사람을 보고, 사람 중에서 나를 보자. 만물은 생성과 존속, 소멸을 거치는 생명이 있고, 그 중에 먼지 같은 인간의 존재가 있다. 먼지같은 인간들 중의 한명이 바로 나이다. 그러니 다른 인간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아를 중심으로 인생을 살면 된다. 위축되지 말고 우쭐대지 말고 그냥 나대로 살면 된다. 당당하게 살자.

단, 지나친 욕심을 멀리하고 베풀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베푸는 방법은 돈이 없어도 된다. 매 순간 마주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배려하고, 이해하고, 도움이 되는 언행을 하자. 이런 습관을 체득해야 한다.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주변에서 나를 해코지할 수 있는 잠재적 적들이 사라질 것이다. 적이 없는 세상은 살만하다. 만물이 서로 돕는 세상이 된다면, 인생의 보람과 행복이 커지고, 존재 가치와 의미도 커질 것이다.

인생 별 거 아니다.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발길 가는대로 눈길 가는대로 손길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내 모습 그대로 당당히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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