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인생도 잠시나마 머무를 수 있을까 머무를 수 있다면 어디쯤에 머무를까. 결코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역마살의 발동일까.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장마가 며칠 전부터 간간히 빗줄기를 흩뿌리고 있다. 갈까 말까 몇 번을 주저하다 끝내 길을 나서고 말았다. 발길을 어디로 할까. ... 며칠전 친구가 게시판에 올려준 사진 한 장이 머리를 스쳤다. 망설일 게 없었다. 낙동강 칠백 리 물길을 따라 점점이 흩어져 우리네 조상들 삶의 애환을 달래 주었던 주막들.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유일하게 남아 있다는 三江 酒幕 내가 읽은 잡지에서 누군가 그랬었다. 늙은 주모가 주막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배도 끊기고 사공도 떠나버린, 이제는 아무도 찾는 이 없는 그 주막을 찾았다. 사내들의 땀냄새가 엉겨 붙어 왁자지껄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