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중학 시절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크리스마스나 신년 때 손으로 카드를 그려서 가까운 친구들에게 주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카드나 새해 연하장을 싸인팬으로 색칠할 때의 즐거웠던 순간은 아직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털 모자를 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이 가득 든 보따리를 멘 모습을 그리던 그 시절, 아련한 추억이다. 또 하나의 추억이 있다.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의 모습이다.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 때는 담임 선생님 한 분이 국어 산수 미술 체육 음악 등 모든 과목을 가르쳤는데, 중학교 때는 그림만 가르치는 미술 전담 선생님이 계셨다. 김주석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미술 시간에 그림에 관한 것 외에는 다른 말씀이 전혀 없었다. 평소 학생들의 태도나 진로 등에 대해 어떤 간섭도, 어떤 지도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