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면 소재지 병원에 가시기로 한 날이다. 아침부터 서둘렀다. 아침 식사 후 어머니가 동네 가운데 있는 밭에 나가 잡초를 솎아내는 일을 도왔다. 군내 버스 시간에 맞춰 병원 갈 준비를 했다. 마침 동생 차가 있어서 여유 있게 승용차로 모시고 갔다. 아버지가 다니시던 면(面) 소재지 ㅅ병원이었다. 나는 5개월여 만이었다. 어머니가 이 병원으로 가자고 했을 때 내심 의외였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땐 이틀에 한번 꼴로 가신다고 역정을 내시곤 하셨다. 어머니는 근처의 다른 병원을 이용했다. 근래 마음이 바뀌신 것이다. 몇 번 가서 치료를 받아보니 허리와 다리에 효과가 있다고 하셨다. 병원이 2층이라, 어머니는 계단 손잡이를 잡고 올라가셨다. 지난해 겨울 아버지와 함께 왔을 때보다 노인들이 많이 보였다.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