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사진)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관람 소감

polplaza 2022. 7. 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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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藍丁) 박노수(朴魯壽)(1927.2.17.~2013.2.25.) 화백의 그림을 감상했다.

서울 종로구 옥인1길 34에 위치한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을 2022년 7월 31(일) 오후 방문했다. 입구에 '朴魯壽'라고 쓴 한자 문패가 보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아담한 정원과 한옥이 맞아주었다. 입장료는 65세 이상은 무료, 65세 미만은 유료(3,000원)였다.

1층에는 박노수 화백의 그림이 10점 가량 전시돼 있었다. 모두 한지에 수묵담채화였다. 대부분 산과 강을 그린 작품이었다.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아래 그림 사진은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개관 8주년 기념전시 화가의 비망록'이라는 인쇄홍보물에서 따온 것이다. 이 홍보물은 입구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었다.)

1972년도 작품도 보였는데, 1980년대 중후반에 그린 작품들과 비교가 됐다. 10여년을 지나면서 붓터치가 완전히 달랐으며, 그림 소재도 달랐다. 1988년에 그렸다는 '간원(艮園)에서(159×222cm)'는 큰 산봉우리와 남자와 흰말이 눈길을 끌었다. 1980년대 후반에 그린 강(95×166cm) 작품에는 언덕과 나룻배, 그리고 사공으로 보이는 남자가 붉은 돛을 내린 채 강 건너편을 응시하는 그림이었다. 사공은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대체로 동양적 여백에다가 단조롭고, 단순화된 붓터치로 경쾌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었다.

다른 작품들도 둘러보면서, 하나의 일관된 소재가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즉, 강과 언덕이 있는 그림에는 반드시 나룻배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강이 없는 언덕과 산이 있는 그림에는 한 마리의 흰말과 남자가 반드시 나타났다. 나룻배가 있는 그림에서는 배를 타고 있는 손님으로 보이는 남자, 낚시를 하는 남자, 손님을 기다리는 사공으로 보이는 남자 등이 각각 등장했다. 강이 없는 그림에는 남자 근처에서 서성이는 흰말이 등장했다.

나룻배와 흰말은 이동 수단이라는 점에서, 남정은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그림에 담은 것이 아닌가 싶다. 강이 있으면 배를 타고 건너고, 강이 없는 곳에서는 말을 타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2층에는 박노수 화백의 소장품인 붓과 물감, 안경 등이 책상 위에 놓여있었다. '현대문학'에 표지 그림으로 제공했던 그림들도 '현대문학 표지' 그대로 전시돼 있었다. 사진작가 조선희 씨가 박노수 가옥을 외부와 내부에서 각각 찍은 사진전도 열리고 있었다.

박노수미술관은 남정의 그림뿐만 아니라 조선희 작가의 사진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그림에 치우치면 간과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놓칠 수 있다.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소위, 박노수 가옥인 건물이다.

이 건물은 1937년경 지어진 절충식 기법의 한식 가옥이다. 남정은 이 가옥을 1973년 소유하여 2011년까지 거주했다.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 구조다. 벽난로가 3개 설치되어 있는데, 전시실에 들어가면 내부의 가옥 구조를 볼 수 있다. 1991년 서울시 문화재자료1호로 등록됐다.

한편 남정 박노수 화백은 1927년 2월 17일 충남 연기군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회화과에서 근원 김용준, 월전 장우성을 사사했다. 이화여자대학교(1956~1962)와 서울대학교(1962~1982)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198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정되었고, 1995년엔 자랑스러운 서울시민 600인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일본 스웨덴 등지에서 다수의 국제전과 10여차례 국내외 개인전을 가졌다. 상훈으로, 국무총리상(1953), 대통령상(1955), 대한민국예술원상, 5.16민족상, 3.1문화상, 대한민국 문화훈장(은관) 등을 수상했다.

2011년 가옥과 그림을 사회에 환원할 뜻을 피력하면서, 서울 종로구와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3년 9월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이 개관됐다. 그러나 남정은 미술관 개관을 보지 못하고 2013년 2월 타계했다.

미술계 일각에서는 남정을 박수근(1914.2.21.~1965.5.6.), 김환기(1913.2.27.~1974.7.25.) 화백과 더불어 한국 근대 3대 화가로 평가하기도 한다.

(박노수미술관 정원에 있는 흉상)

(박노수미술관 대문)

(박노수미술관 입구)

(박노수미술관 정원)

(박노수미술관 앞 정원)

(박노수미술관 앞 정원)

(박노수미술관 뒤편)

(박노수미술관 뒤편 괴석)

(박노수미술관 가옥 굴뚝)

(박노수미술관 뒤편 석상)

(박노수미술관 뒤편 화로)

(박노수미술관 뒤편 꽃)

(박노수미술관 뒤편 꽃)

(박노수미술관 옆 어항)

(박노수미술관 정원 흉상)

(박노수미술관 전시 안내 현수막)

(박노수미술관 뒤편 꽃)

(간원(艮園)에서. 한지에 수묵담채 159x222cm. 사진: 홍보물 캡처)

(강. 한지에 수묵담채 95x166cm ; 사진: 홍보물 캡처)

('화가의 비망록' 홍보물 캡처)


[카카오맵]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
서울 종로구 옥인1길 34 (옥인동)

http://kko.to/tZNU9v8q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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