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지나가는 앞마당에 우두커니 서있는 우체통 하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어제나 오늘이나 그대로 서있다. 그리운 이의 소식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 게다. 겨울 가고, 봄 가고, 여름 가고 가을마저 떠나가는데 아직도 기다리는 소식은 오지 않은 걸까. 별들마저 잠든 밤, 졸리운 눈 비비며 얼마나 기다렸던 것일까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 곧 쓰러질 듯 버티는가 다시 겨울이 찾아와도 그리운 님 소식은 까마득하고 그저 소쩍새 한쌍 몰래 들어와 신혼살림 차려 호강하네 (자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