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소설가 박경리 생가터를 탐방하다

polplaza 2025. 10. 1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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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연휴 기간에 경남 통영시를 방문했다. 대하소설 '토지'와 '김약국의 딸들' 등의 소설로 유명한 고 박경리(1926.10.28 ~ 2008.5.5) 소설가의 생가터를 찾았다. 문화동 서문고개에 있다. 두 번째 방문이어서 저절로 친밀감이 생겨났다. 몇 년 전 첫 방문 때는 생가를 지나쳐버려 어떤 집인지 기억을 할 수 없었다. 아마도 뚜렷한 이정표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던 세병관을 관람했다. 박경리 생가는 이곳에서 가까워 세병관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기로 했다. 서문고개에 이르러 골목 입구에 서문고개와 박경리 생가 표지판이 나왔다. 골목 입구에서 약 80m 안쪽에 박경리의 생가가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 골목은 통영시의 역사문화기행코스 중 한 곳으로 지정된 곳이다.

(서문고개와 소설가 박경리 생가 안내 표지판)


골목 안은 작은 집들의 담장과 벽, 길이 깨끗하게 단장돼 있었다. 고양이 한마리가 담장 위를 걷다가 뒤돌아보았다. 박경리 생가를 5m 앞두고 '박경리 선생 태어난 집‘이라는 안내판이 크게 붙어있었다. 처음 보는 표지판이었다. 이렇게 표시를 해 놓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친절하게 표시를 해 둔 듯했다.

골목 중간 중간에 작은 샛길 골목 너머로 하늘이 보였다. 마침내 박경리 선생의 생가가 눈앞에 나타났다. 붉은 벽돌로 지은 제법 높이가 있는, 단층짜리 양옥이었다.

(박경리 생가 터)


길가 쪽 집 벽면에는 ’이곳은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태어난  집입니다. 현재는 박경리 선생님과 연고가 없는 일반 시민이 살고 있으므로 내부는 공개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안내판을 중심으로 좌, 우 각각 위 쪽에 유리창문이 달려있었다.

('박경리 선생 태어난 집'이라는 안내판)

박경리가 태어났을 때, 그 당시의 외가의 집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이 골목과 집터에만 그녀의 인연이 남았다고 하겠다. 박경리는 이곳 외가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어머니가 친정에 와서 박경리를 낳은 것이다. 박경리는 14세 때까지 이곳에서 살다가, 중고등학교(당시는 5년제, 현재 진주여자고등학교의 전신)는 진주에서 다녔다. 

철제로 만든 대문 앞을 지나는데, 안쪽에서 중년의 여자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박경리 선생이 환생한 걸까? 연휴 기간이라 가족들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골목을 빠져 나오는데, 다른 집의 벽면에 꽃과 하트, 큰 호랑나비가 그려져 있었다. 여기에도 ’소설가 박경리 생가 가는 길‘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골목을 걸어 빠져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5~6분 정도 걸린 듯했다. 짧은 거리였다.

골목 밖으로 나오자 야트막한 산 능선이 나타났다. 서피랑 가는 터널과 도로가 발 밑에 있었다. 박경리가 유년 시절 뛰어 다녔던 공간 중 일부이다. 세월 따라 주변 환경은 크게 변했다. 상전벽해란 말이 무색할 것이다. 잠시나마 박경리 선생이 어릴 때 살았던 추억의 공간을 보고 상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순전히 나의 관점에서다.

('서문고개 표지판'의 맞은 편 골목 입구, 골목 안쪽 '박경리 생가'인 붉은 벽돌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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