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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인권변호사, 홍성우 씨 별세

polplaza 2022. 3. 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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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홍성우 씨가 2022년 3월 16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1938년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법과대학를 졸업했다. 1961년 제1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해군 법무관을 거쳐 1965년부터 6년간 판사직을 수행했다. 대전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민사지법·수원지원·서울형사지법 등에서 근무했다. 1971년 사법 파동을 계기로 판사복을 벗고 인권변호사의 길로 나섰다.

주요 변론 사건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을 비롯해 김지하 시인 사건(1975), 윤보선·김대중 긴급조치위반 사건(1976), YH노동조합 사건(1979), 송 씨 일가 간첩단 사건(1982), 원풍모방 노조 탄압사건(82), 서울 미문화원 방화 사건(1985),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 등이 있다.

고인은 민청학련 사건을 시작으로 민주화운동가, 소수자, 약자 보호를 위한 인권 변론에 주력하면서 이돈명 조준희 황인철 등과 함께 인권변호사 4인방으로 불렸다. 그 후, 조영래 이상수 등 후배 인권 변호사들과 함께 인권 변호사들의 연대 변론을 위한 '정법회(正法會)'(1986)를 결성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1987),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초대 대표(1988)를 역임했다. 진보적 지식인들과 운동권 출신들이 주축이 된 참여연대(1994)의 초대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정계에도 발을 들여놓아 1995년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에 반발한 민주당 잔류 세력과 개혁신당이 합당해 창당한 통합민주당에서 수석최고위원직을 수행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 출마(서울 강남구갑)했으나 낙선했다. 1997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 중앙선대위원장을 맡았으며, 2000년에는 한나라당 공동 공천심사특위위원장을 맡아 개혁공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고인의 후배인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3월 16일 SNS에 "홍 변호사님은 1974년, 암울한 유신체제하에서 인권변론의 고난의 짐을 자청하였고, 학생.노동자.민주화운동가들의 곁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던 인권변호사팀의 중심축이셨고, 민변 창립의 주역이기도 했다"며 "홍 변호사님이 힘들게 걷고 개척했던 가치있는 삶. 변호사로서, 인권운동가로서, 무엇보다 넓은 품과 따뜻한 가슴을 지닌 참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또 후학들에게도 알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인은 2004년에는 인권 변호사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저서로 '인권변론 한 시대'라는 증언록을 남겼다.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와 60시간 동안 대담하면서 40건 넘는 인권 변호의 산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한편 유족으로 아내 정경남 씨, 아들 홍원기(OBS 아나운서) 씨 등이 있다. 빈소는 17일 서울삼성병원에 마련됐다. 발인 21일 오전 7시 30분.

('인권변론 한시대'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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