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신광조 전 광주시 환경생태국장이 2022년 6월 20일 SNS를 통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우상호 이놈, 당장 정치무대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천하의 상놈"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되도록 이해해주려고 해도 5.18 전날 비싼 룸살롱에 가서 술 퍼마신 586운동권 놈들 정말 나쁜 놈들"이라고 직격했다. 여기서 신 전 국장이 언급한 ' 5.18 전날 비싼 룸살롱에 가서 술 퍼마신 586운동권'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시기적으로는 정확히 2000년 5월 17일 밤이다. 장소는 광주광역시 소재 '새천년NHK'라는 가라오케 주점이었다. 아가씨가 나오는 술집이었다. 그날 밤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신 전 국장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이 발언을 쏟아냈으므로 우 위원장은 당연히 이곳에 있었던 인물이다.
심각한 문제는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를 맞아 광주시 전체가 음주가무를 자제하는 추모 분위기였음에도, 소위 민주화운동권을 자부한다는 586 인사들이 주점에서 음주가무를 즐겼을 뿐만 아니라 그들 중 일부는 술에 취해 추태를 부렸다는 사실이다.
앞서 이언주 전 의원도 2021년 2월 9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을 맹렬히 비판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우상호는 5·18 전야제날 전남 광주의 룸살롱에서 송영길, 김민석, 박노해 및 여성 접대부들과 어울리면서 해당 방에 돌아온 임수경 전 의원을 손으로 거칠게 잡아끌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던 사람"이라고 폭로했다.
이 전 의원이 언급한 이 대목에서 우 의원 외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김민석 의원, 박노해 시인, 임수경 전 의원 등이 새롭게 거론됐다. 송영길, 김민석, 박노해, 임수경 등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인물들이다. 이언주 전 의원의 폭로는 사실 새로운 내용이 아니었다.
정가에선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정치·사회적으로 크게 문제삼지 않았을뿐이다. 언론에서 거의 침묵을 지켰다. 침묵의 카르텔인지 알 수 없다. 이런 현상 자체는 아주 기이할 정도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볼 때, 전야제날 밤 술집 아가씨와 함께 양주를 마시며 흥청망청했다는 것 자체가 586 운동권 정치인들의 도덕적 파탄을 의미한다.
이같은 행태는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이중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냉정히 비판하자면, 광주시민과 국민을 우롱하고 기망한 짓이다. 대중 앞에서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성역화를 외치면서, 보이지 않는 대중 뒤에서는 '끼리끼리 음주가무'로 유흥을 즐기는 이들의 행태는 역겨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벌써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아야 했음에도, '민주화 운동'을 훈장처럼 앞세워 3선, 4선,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송영길, 이종걸은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특히 송영길은 인천광역시장도 역임했다. 적대적 공생관계인 양대 정당 체제의 한 축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운동권의 기득권을 향유한 것과 다름없다.
경건하고 엄숙하게 보내야할 5.18 전야제날, 그것도 전야제가 열린 광주시 소재 주점에서 음주가무를 즐긴 이 사건은 유감스럽게도 586 운동권 인사들의 정치 활동에 거의 타격을 주지 못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김민석 의원 등이 여전히 정치활동을 하고 있고, 정치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언주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우상호 의원을 직격한 것은 우 의원에게는 큰 타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우 의원은 즉각 사과 성명을 내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유권자들의 진영 대결 양상이 강한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당선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서울시장선거나 대통령선거 등 판이 큰 공직선거에 나가기는 어렵다는 것을 자인하는 대목이라 하겠다.
2000년 5월 17일 광주광역시 '새천년NHK' 가라오케 주점에서 당시 상황을 목격한 임수경은 운동권 선배로 알고 지내던 우상호의 욕설에 충격을 받았다. 며칠 후, 임수경은 5월 24일 새벽 1시경 당시 386세대 모임인 '제3의힘' 게시판에 '5월 17일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으로 운동권 인사들의 이중성을 질타하는 글을 올렸다. 제3의힘은 글의 파장을 고려해 당일 오전 중 삭제하였으나, 회원 중 한명이 이 글의 원문을 확보하여 세상에 공개했다.
'제3의힘' 회원이 공개한 '임수경이 쓴 글'에 따르면, '새천년NHK' 가라오케에 동석했던 인사는 우상호, 송영길, 김민석, 정범구, 김성호, 장성민, 이종걸, 김태홍, 이상수와 박노해 시인 등이다. 당시 송영길, 장성민, 김태홍, 정범구, 김성호, 이종걸은 16대 총선 당선자 신분이었다. 김민석, 이상수는 현역 의원(15대 국회)이면서 16대 총선 당선자였다. 우상호는 16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지구당위원장 신분이었다. 박노해 시인은 이 사건으로 책임감을 느껴 사실상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우상호, 송영길, 김민석, 장성민 등은 여전히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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