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탐사보도 매체를 자처하는 '뉴스타파'는 지난해 대선 직전 신학림 씨의 제보를 받아 '윤석열 후보에게 타격을 주는 내용이 담긴, 신 씨와 김만배 씨의 대화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보도한 사건과 관련,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를 표명했다.
뉴스타파는 2023년 9월 5일 지난 1일에 이은 2차 입장문을 통해 "뉴스타파 전문위원 신분이던 신학림 씨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와 1억 6천 5백만 원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취재원과 거액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은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뉴스타파는 "신학림 씨는 금전 거래가 있기 수일 전인 2021년 9월 15일 김만배 씨와 나눈 대화의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6개월 가까이 흐른 2022년 3월 4일 뉴스타파 취재진에 전달했다"면서 "뉴스타파는 해당 녹음파일이 당시 대선 정국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대장동 사건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판단하고 국민 알권리를 위해 보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이어 "앞서 1차 입장문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이 결정 과정에 신학림 씨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취재진은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최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결과를 보도에 담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타파는 녹음파일을 제공한 신학림 씨가 김만배 씨와 오랜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얽혔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매체는 "뉴스타파는 해당 보도의 경위와 과정에 대해 보다 철저하게 조사하기 위해 외부 조사위원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했다"면서 "조사 진행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보고서 등 적절한 형태로 후원회원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매체는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김만배 씨와 신학림 씨의 금전 거래를 빌미 삼아, 해당 보도가 완전한 허위였다거나 의도적인 대선 개입이라도 있었다는 양 몰아가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보도 과정에서 김만배 씨와 신학림 씨의 금전 거래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점에 대해 겸허히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과는 별도로 윤석열 정부의 저열한 정치공세와 검찰의 폭력적 탄압에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9월 1일 공개한 '김만배 녹취록 보도에 대한 뉴스타파의 입장'이라는 입장문에서 "검찰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김만배 씨의 청탁을 받고 뉴스타파를 통해 ‘김만배 음성 파일’을 보도했다는 전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신 전 위원장은 보도 여부를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 당시 해당 보도는 뉴스타파 편집회의에서 기사 가치를 면밀히 검토한 뒤 나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뉴스타파는 또 신학림 전 위원장이 자신의 저작물을 김만배 씨에게 판매했다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김만배 녹음 파일을 보도하기로 결정한 과정에 두 사람의 금전 거래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뉴스타파 보도가 신 씨와 김 씨의 금전거래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당시 대선 정국에 파문을 일으켰던 신학림 씨와 김만배 씨의 대화 녹취록 내용은 '거짓'이며, 이 대가로 김 씨가 신 씨에게 1억65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2023년 9월 1일 신 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신 씨는 금전 거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책값이라고 주장했다. 돈이 건네진 시점은 2021년 9월 15일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눈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래는 뉴스타파의 2차 입장문 전문이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윤석열 정부와 검찰의 탄압에는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뉴스타파 전문위원 신분이던 신학림 씨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와 1억 6천 5백만 원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금전 거래의 경위는 차후 법적 절차를 통해 명확히 밝혀질 일이지만 취재원과 거액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은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이에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신학림 씨는 금전 거래가 있기 수일 전인 2021년 9월 15일 김만배 씨와 나눈 대화의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6개월 가까이 흐른 2022년 3월 4일 뉴스타파 취재진에 전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해당 녹음파일이 당시 대선 정국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대장동 사건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판단하고 국민 알권리를 위해 보도를 결정했습니다. 당시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과 검찰에서 흘러나온 의혹과 주장이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시점이어서 이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의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은 보도 가치가 컸습니다.
앞서 1차 입장문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이 결정 과정에 신학림 씨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취재진은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최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결과를 보도에 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타파는 녹음파일을 제공한 신학림 씨가 김만배 씨와 오랜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얽혔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뉴스타파는 해당 보도의 경위와 과정에 대해 보다 철저하게 조사하기 위해 외부 조사위원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조사 진행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보고서 등 적절한 형태로 후원회원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뉴스타파는 해야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나가겠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김만배 씨와 신학림 씨의 금전 거래를 빌미 삼아, 해당 보도가 완전한 허위였다거나 의도적인 대선 개입이라도 있었다는 양 몰아가고 있습니다. 비당파 비영리 독립탐사보도 매체로서 뉴스타파가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뜨리겠다는 의도입니다. 여당과 일부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확인되지 않은 검찰발 기사를 무기 삼아 마녀사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눈엣가시같았던 뉴스타파를 공론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파상 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타파는 이에 굴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보도 과정에서 김만배 씨와 신학림 씨의 금전 거래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점에 대해 겸허히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과는 별도로 윤석열 정부의 저열한 정치공세와 검찰의 폭력적 탄압에 단호하게 맞서겠습니다. 치밀한 팩트체크를 통한 합리적 반박 보도는 물론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입니다.
지난 10여년간 뉴스타파는 간혹 능력의 미비로 인해 일부 부족한 보도를 내놓은 일은 있었을지언정 무엇보다 사실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 우선의 원칙’과 결코 특정 진영의 편에 서지 않는다는 ‘비당파성의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왔습니다. 이 원칙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부족함을 성찰하고 극복해 더 나은 저널리즘을 구현하겠습니다. 어떤 탄압이 있더라도 시민들이 만들어준 사회적 자산인 뉴스타파를 지켜내겠습니다.
2023년 9월 5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