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안면신경마비 만 6개월 지나... 7개월째 증상은?

polplaza 2023. 11. 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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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진단을 받은 지 만 6개월이 지났다. 어느새 7개월째 접어들었다. 

첫 3개월 동안은 병원에서 주 3회 재활치료를 받았다. 재활치료는 1회당 전기 자극과 적외선 치료, 전기침 치료를 30분간 받는 것이다. 그 와중에 기치료도 받아보고, 한방병원에 들러 침도 맞아보았다. 일부 한의원은 병원 치료와 병행하면 안 된다면서, 병원에서 받는 재활치료를 중단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나는 침 치료를 포기하고 병원의 재활치료를 선택했다.

(전기자극 치료 모습)

어느덧 3개월이 지나고 4개월째부터는 재활치료마저 주 2회로 줄였다. 특별히 호전되는 기미가 없어 굳이 주 3회 치료를 계속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럼에도 재활치료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정신적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벌써 6개월이 지나고 7개월째가 됐다.

만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지금의 주요 증상을 살펴보면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눈이고, 다른 하나는 입이다.

눈의 경우, 시야가 흐리고 초점이 잡히지 않는다. 눈에서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린다. 특히 얼굴 왼쪽에 신경마비가 생긴 탓인지, 왼쪽 눈에서 눈물이 자주 난다. 눈이 뻑뻑할 때도 자주 생겨, 휴대하고 있는 점안액(티어린프리)을 하루 1~3회 넣는다. 그리고 오른쪽 눈에서는 이상한 벌레 같은 물체(허상)가 보인다. 꼬불꼬불한 벌레 형상의 물체는 6개월째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유심히 바라보면 계단을 오르내리듯이 순간 이동을 하면서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이 물체는 몸을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을 하면서 이동하는데, 기본적인 형태는 몇 개의 선과 마디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눈을 감으면 눈 아래 주름살이 완전하게 잡히지 않고 있다. 좋게 표현하면, 주름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병을 치료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쓰고 보니, 눈에 후유증이 많다. 모두 정상화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지 알 수 없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웃을 때 양쪽 눈이 거의 같은 모습으로 감기는 것이다. 4, 5개월째만 해도 왼쪽 눈이 잘 감기지 않아 웃으면 이상한 모양이 됐다. 한쪽 눈은 웃는 모습인데, 다른 쪽 눈은 노려보는 듯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 때문에 오해를 살까 봐 맘대로 웃을 수도 없었다. 지금은 양쪽 눈을 감을 때 비슷하게 감기는 수준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눈 다음으로 정상화가 안된 곳이 입 주변이다. 눈을 뜨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사실 거의 정상 수준이다. 눈 멀쩡하게 뜨고,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한다. 그러나 면도를 하거나, 양치질을 할 때 입 왼쪽 주변과 윗입술 쪽이 자연스럽지 않음을 느낀다. 거울을 통해 입 주변 근육이 비뚤어진 것을 매일 보게 된다.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도 입 근육에 신경 써야 한다. 무심코 먹다간 밥알이 저절로 바닥에 떨어지기도 한다. 일행과 함께 있으면 무안하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추가하자면, 입술이 트는 현상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입술이 트는데, 주로 윗 입술이 튼다. 입술이 신경마비의 후유증으로 경직되면서 생기는 현상인지, 아니면 단순히 과로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내주에는 병원에서 진료 일정이 잡혀있다. 담당 의사는 6개월간 재활치료를 받은 결과를 놓고 진단과 평가를 내릴 것이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회복이 된 것인지, 또 재활치료를 얼마나 더 받을 것인지 등을 상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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