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안면신경마비 6개월 지난 경과, 병원 진료를 받아보니

polplaza 2023. 11.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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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진단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나 7개월째다. 2023년 11월 27일 오후 병원에 갔다. 6개월이 지난 경과를 검진받기 위해서였다. 예약은 3개월 전에 해두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조금 일찍 도착해도 바로 진료를 볼 수 있다"면서 일찍 올 것을 요청했다. "가는 중"이라고 대답했더니 "알겠다"고 했다.

병원에 도착해 2층에 있는 재활의학과로 갔다. 모니터에 내 이름이 있고, 앞에 3명이 있었다. 도착하면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카운터에서 간호사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도착했음을 알렸다. 좀 기다렸다. 모니터에는 1명당 10분 상담이라고 적혀 있었다. 개인당 10분씩 할당된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10분씩 걸리지 않았다.

내 차례가 와서 진료를 받으러 진료실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간호사가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었다. 요즘은 기본으로 하는 통과의례이다. 6개월간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늘상 했기 때문에 잘 안다.

담당의사(원선재)와 밝게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착용하고 갔던 마스크를 벗었다. 담당 의사 옆에는 흰 가운을 입은 젊은 의사 한 명이 앉아 있었다. 지난 번엔 없었는데, 처음 보는 의사였다. 여하튼 그는 어떤 질문도 없었고, 담당의사와 내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지켜보기만 했다.

담당 의사는 나에게 "눈을 감아보라" "이마에 주름을 만들어 보라" "'이~'라고 말해보라" 등 3개지를 요청했다. 나는 그의 요구대로 눈을 감고, 이마에 주름살을 만들고, '이~'라고 말을 했다.

당담 의사는 "지금 6개월 지났는데 눈 쪽은 거의 회복이 된 것 같다. 그런데 볼 쪽은 아직 덜 된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아직 입 주변이 회복이 안 된 것은 맞다"고 대답했다. 사실 이마 주름은 아마 일찍 회복됐고, 다음으로 눈 감는 것이 거의 회복됐다. 눈 두덩이의 주름은 아직 좌우 균형은 아니지만, 대체로 눈을 뜨고 감는 것은 좌우가 비슷한 크기로 움직인다. 이 정도면 거의 나아진 것이다.

문제는 입 쪽이다. 그런데 의사는 "이제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치료는 마무리됐다"고 했다. 나는 "재활치료를 안 해도 된다는 말씀이냐?"고 물었다. 의사는 "그렇다"면서 "나머지는 선택"이라고 했다. 내가 선택하면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 한다는 뜻이었다.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종료됐다는 소리였다. 나는 "그렇다면 지금처럼 재할치료를 2달만 더 받겠다"고 했다. 의사는 "그렇게 해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료는 받으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의사의 말에 따라 2달 후의 진료 예약은 하지 않았다.

(진료비 영수증)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 수납 기계를 찾아 가서 진료비를 결재했다. 환자 부담액은 9천원이었다.

안면신경마비로 6개월간 재활치료를 받은 후, 혹시나 하며 기대를 모았던 진료는 이렇게 끝났다. 병원에서 더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재활치료를 추가로 연장하는 것은 환자의 선택이지, 의사의 권유 사항이 아니었다. 내가 추가로 2달간 재활치료를 자청한 것도 사실은 심리적 요인이 컸다. 어떤 치료도 없이 시간만 보내기 보다 1주일에 2번이라도 병원에 가서 재활치료를 받으면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어쩌면 담당 의사가 솔직하게 진실을 말해주었는지 모른다.

지금부터 완전한 회복 여부는 나에게 달렸다. 담당 의사가 포기하였으니 믿을 사람은 자신 뿐이다. 자기 몸의 최종 보호자이자 책임자는 본인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몸 관리에 좀 더 많이 신경 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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