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안면신경마비 1년 2개월째.. 한의원 바꾸다

polplaza 2024. 7. 1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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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진단을 받은 지 1년 2개월째다. 며칠만 지나면 만 1년 3개월이 된다. 현재 외관상 모습은 거의 정상이다. 주변인들이 "정상인 것처럼 보인다"고 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사자인 나는 완치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매일 후유증을 느끼고 있다. 크게 3가지이다. 눈 부위 근육의 쪼임 현상과 입술 부위 근육의 부자연스러움, 그리고 눈과 입의 연합운동이다. 

얼굴의 일부 근육이 여전히 쪼이고 자연스럽지 않음을 느낀다. 구체적으로 왼쪽 눈꼬리 부분의 근육과 왼쪽 윗 입술의 근육이 매일 쪼이는 느낌을 준다. 밥을 먹을 때 고개를 숙이면 왼쪽 눈이 저절로 감겨지는 현상도 있다. 이른바 연합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연합운동이란 손상된 안면신경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다른 근육을 관장하는 신경에 잘못 붙어 원하지 않는 근육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안면신경마비의 후유증 중 대표적인 것으로 꼽힌다. 이런 좋지않은 연합운동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는 안면신경마비 진단을 받을 당시 들었으나, 막상 나에게 일어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일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는데 어느날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은 후, 얼마 전까지 집 근처의 한의원에서 침과 부황 치료를 받았다. 1주일에 2회 정도, 3개월 남짓 다녔다. 상태가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해 다녔지만 내심 호전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3개월을 다녀도 실감할 정도로 나아진 것이 없다. 물론 그 한의원에 처음 갔을 때와 비교해 더 나빠진 것은 없다.

한달 전 쯤 금요일에 그 한의원에 갔는데 '휴가'라는 안내문과 함께 문이 닫혀 있었다. 환자인 나는 사전 고지를 받지 못해 그날 갔다가 허탕을 쳤다. 그 다음주에는 내가 가족과 휴가를 떠나는 바람에 그 한의원에 치료를 받으러 갈 수 없었다. 그런 저런 이유로 3주가 흘러가버렸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한의원을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어제 시간을 내서 직장 근처에 있는 한의원을 방문했다. 카운터에서 환자 등록을 하고, 상담을 하는데 젊은 한의사였다. 물리치료와 전기자극 치료를 약 30분 이상 받고, 침 치료를 받았다. 침을 맞는 동안에도 전기 자극 치료를 병행했다. 침은 속으로 갯수를 세어보니 24방이었다. 왼쪽 얼굴에 집중적으로 놓고, 귀 뒤쪽과 왼쪽 어깨에도 몇방을 놓았다. 지금까지 몇 군데서 침 치료를 몇차례 맞아봤지만 어깨에 침을 놓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첫날 청구된 진료 및 치료비는 12500원이었다. 내주 월요일 오후 2번째 치료를 예약했다.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얼마나 호전될 지 모르겠다. 젊은 한의사는 상담하면서 "완전히 낫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은 직전에 다녔던 한의원에서 이미 들었기 때문에 실망스럽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인사동 골목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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