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수선을 하러 갔다가 세탁소에 들렀다. 얼마 전 세탁소에 맡긴 코트의 물 얼룩이 지워지지 않은 것을 발견한 것이다. 세탁소에 맡긴 이유는 물 자국 때문이었는데, 물 자국이 그대로 있었다.
아침에 며칠 전 딸이 찾아둔 코트를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약 30년이 지난 옷이라 실밥이 풀어지고 호주머니 일부가 찢어져서 수선집에 들렀다. 수선만 하고 사무실로 갈 예정이었다. 옷을 벗어 수선집 아줌마에게 수선할 곳을 알려주는데, 옷에 있던 얼룩 자국이 그대로 있었다. 세탁소에서 가져온 옷을 그대로 입고 나왔는데 어처구니가 없었다. 세탁을 안 한 것 같다는 생각에 수선집 옆 세탁소를 찾아갔다. 내가 이전에 자주 세탁을 맡겼던 집이었다.
세탁소 주인은 전화번호로 체크하더니 최근에 맡긴 적이 없다고 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아내가 내 옷을 맡긴 곳은 다른 세탁소였다. 세탁소 아저씨한테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해진 곳과 찢어진 호주머니, 느슨해진 단추 2개를 수선한 총비용은 15,000원이 나왔다. 카드 결제를 하려고 했더니 결제기가 없었다. 현금이 없어서 저녁에 송금해 주기로 했다. 수선집에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은행 계좌번호를 적어서 나왔다.
수선된 코트를 입고 아내가 알려준 세탁소로 찾아갔다. 마침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막 점심식사를 가려는지 문 앞 테이블 위에 '점심식사 중'이라는 종이 푯말을 올려놓고 있었다. 아내의 전번을 알려주고 자초지종을 말했다. 주인아주머니는 세탁 내역을 파악한 후, 내 옷이 얼마 전 세탁한 옷이라는 걸 인정했다. 그러면서 "세탁을 할 때 알려주셨으면 제거를 했을 텐데, 드라이만 하면 물로 생긴 오물은 제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탁소에 맡길 때 먼지나 오염된 것을 세탁하기 위해 하는데 드라이만 하면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이런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주인은 세탁비만 받겠다고 했다. 세탁비 5,000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드라이비는 6,000원인데, 두 번 하게 되니 이번에는 무료로 해주겠다고 했다. 2~3일 후에 연락하면 찾으러 오라고 했다. 세탁소에 맡기면 당연히 세탁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다음에는 세탁소에 옷을 맡길 때 물자국이나 오염이 있으면 미리 이야기를 해야 하겠다. 잊어버리지 말고 말이다. 여기 글로 남겨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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