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건강검진 가서 받아보니

polplaza 2024. 11. 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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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았다.

전날 밤 설정해 두었던 알람이 오전 7시 30분 울렸다. 평소 늦게 일어나는 편이라, 적응이 잘 안 됐다. 오전 7시 50분경 일어나 채비를 하고, 오전 8시 40분경 예약해 둔 병원의 건강검진센터에 도착했다. 먼저 대기표를 뽑고, 주민등록증으로 신분 확인을 받은 후 검진서류를 받아 이름 등 기본 정보를 기재하여 제출했다. CT검사(폐암검사, 검사비의 10% 부담)를 별도로 신청하고, 콜레스테롤 검사는 받지 않기로 했다. 둘 다 비용이 들어가서 하나만 신청한 것이다.

(비수면 위내시경 검사 점검표 일부)

8시 50분경 윗옷을 검사용 옷으로 갈아입고, 기본 검사를 시작했다. 엑스레이 촬영을 필두로 혈액검사(피 뽑음), 소변검사(남자화장실에 마련된 비치함에 제출), 키와 몸무게 측정, 혈압 측정, 시력 측정, 청력 검사 등 기본 검사를 받았다. 대변은 따로 준비해 가지 않아서, 모든 검사가 끝난 뒤 대변 검사통을 검진센터에 마련된 남자화장실 비치선반에 제출했다.

기본검사를 마치고, 상담이 있었는데 술, 담배, 당뇨, 암, 약물복용, 질병 전력 등을 체크했다. 문득 담배를 핀지가 햇수로 40년이 훌쩍 넘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여태 이런 계산을 의식적으로 해본 적이 없었다. 상담 여의사는 별로 놀라는 눈치가 아니었다. "하루에 얼마나 피우냐?"고 물어서 "10개비 정도"라고 대답해 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0개비(한 갑) 쯤 피웠는데 최근에 줄이는 중이다. 의사는 "술은 얼마나 마시냐?"고 물어봤다. "거의 안 마신다"고 대답해 줬다. "1주일에요?" "아뇨." "한 달에요? "아뇨." "1년에요?" "네. 거의 안 마십니다" 이때 여의사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 놀라는 눈치였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아주 좋으신데요"라고 웃어 보였다.
 
상담을 마치고 검사용 옷을 반납한 후, 이날 검사 중 가장 중요한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갔다. 같은 층에 있는 소화기센터로 이동해 안내데스크에 '일반(비수면) 위내시경 점검표'를 제출했다. 간호사가 "대기자가 많아서 1시간가량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 CT검사를 받고 오면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간호사는 "그래도 된다"면서 "다녀오시면 알려달라"고 했다. CT검사는 이날 신청한 것으로, 자부담 10%를 부담하는 폐암검사였다.

(CT 검사실 입구)


영상의학과 CT실은 대기자들이 많이 붐비지 않았다. 촬영시간이 짧기 때문이었다. 안내데스크에 접수를 하고 얼마 기다리지 않아서 호명이 됐다. 외투만 벗은 채로 CT기계에 올라가서 촬영을 마쳤다. 다음날 말경에 CT 촬영 결과와 폐암 여부에 대한 상담일정을 잡아놓아서 자세한 내용은 그때 알 수 있을 것이다. CT검사 상담은 아침에 CT검사를 신청할 때, 안내직원이 상담 여부를 묻기에 "상담받겠다"고 하여 정해진 것이다. 

CT검사를 마치고 위내시경 검사를 하는 소화기과로 이동했다. 안내데스크 간호사에게 "CT 검사하고 돌아왔다"고 했더니,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얼마 후, 검사 대기실에 들어가서 간호사가 주는 물약 2개를 연거푸 마셨다. 물약 한 개는 거품제거제, 다른 한 개는 장억제제라고 했다. 다른 대기자들은 모두 물약 2개에다가 손등에 주사를 맞았다. 나를 제외하곤 모두 수면내시경 검사를 신청한 사람들이었다. 위내시경 검사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이유는 '수면내시경 검사자'들이 많아서 인 것 같았다. 수면내시경 검사자들은 검사 전에 수면내시경 주사를 맞고 기다렸다가 검사를 받은 후, 깨어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들에게는 병원 측에서 운전금지 등 준수사항을 일일이 알려주었다. 검사실은 적은데 검사 대상자는 많고, 대부분이 수면 위내시경 검사자들이어서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비수면 위내시경 검사는 3번째였다. 첫 검사 때 위쪽에 용종이 있어서 조직검사를 한다고 했다. 검사 결과 선종이 있다면서 상담받으라고 했는데, 상담받으러 가지 않았다. 두 번째 검사 때는 "선종의 크기가 지난번과 거의 같다"면서 검사 결과가 선종이라며 상담받으라고 했으나 가지 않았다. 이번에 3번째 위내시경 검사를 하기 전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지난 2번에 걸쳐서 나온 선종의 위치는 위가 아니라 십이지장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위 내시경 검사를 하였기에, 당연히 위 안에 선종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번에 3번째 검사하게 됐는데, 검사실에서 또 "조직검사를 했다"면서 검강검진센터에 가서 '조직 검사비'를 납부하라고 했다. "위치가 어디냐?"고 했더니 '위'라고 했다. "그럼, 지난번 십이지장에 있다는 선종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검사를 했던 의사(?)는 "그건 단순한 염증 같았던 것 같다"고 했다. 내시경으로 촬영한 사진 상으로 그 선종이 있었던 자리는 조직을 뗀 자국만 있고, 선종의 흔적이 없었다. 선종이 사라지고 없어진 것이다. 아니면 선종이 너무 작아서, 조직 검사용으로 뗐을 때 다 떨어져 버렸든가 말이다. 납득이 잘 안 되었지만, 십이지장에 있다던 선종이 사라졌다고 하니 다행이긴 했다. 대신 이번에는 '위'에서 '조직검사'를 받게 됐는데, 결과는 뻔할 것 같다.

(위내시경 검사 안내문)

이날 검사 중 가장 까다로운 검사는 위 내시경 검사였다. '검사 중, 회복 중, 대기 중' 명단을 알려주는 안내판을 보니 위내시경 신청자들의 나이는 최소 30대에서 최대 80대까지 보였다. 60대인 필자는 첫 번째, 두 번째 모두 비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았고, 이번에도 비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이 검사의 장점은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신이 말짱하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지시하는 말을 따라서 하면 된다. 검사가 끝나면 바로 일어서서 검사실을 나올 수 있다. 정신과 몸이 검사 전과 후에 차이가 없다. 옆으로 누우면 긴 호스를 입으로 넣고, 조직검사 때 호스 안으로 기구를 넣어 조직을 떼낸다. 위내시경 검사 진행 과정을 전부 보고 알 수 있다. 다만, 입으로 긴 호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호흡하는 것이 힘들다. 지난번 두 번째 검사 때 숨쉬기 문제로 특히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입에 침이 나오면 삼키지 말고 밖으로 뱉어세요." 이 말이 아주 중요한 팁이었다. 이대로 따라 했더니, 이번에는 숨을 쉬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위에 조직검사를 하였으므로 일반 음식을 바로 먹지 말고 죽을 먹으라는 안내문을 받았다.

이렇게 하여 오전에 건강검진 일정을 모두 마쳤다. 전날 밤 9시 이후 금식하고 물도 마시지 않고 참느라 고생했다. 평소 새벽에 자는데 어제는 밤 12시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금세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 위내시경 검사 자체도 사실 힘들긴 하지만, 12시간 이상 음식과 음료를 일체 먹지 않고 버티는 것은 더욱 고역이었다. 단식을 할 경우에도 물은 언제든지 마시는데, 위내시경 검사는 물도 못 마시게 하니 자주 할 검사가 못된다. 나는 2년마다 한 번씩 총 3번 한 것으로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매년 한 번씩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병원 자료에는 2년마다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이 글을 길게 쓴 이유는 건강검진의 검사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잘못된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각종 검사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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