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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선출 보도에 침묵 이유

polplaza 2026. 3. 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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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37년간 장기 신정체제를 이끌었던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후, 새 지도자로 그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Mojtaba Khamenei)를 선출했다는 해외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서 여러 가지 추측을 낳고 있다.

이란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모즈타바가 후임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것이 사실인지 현재로선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러 정황으로 살펴보면, 모즈타바가 가장 유력한 후계 지도자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뉴욕타임스와 이란인터내셔널, Polymarket 등의 이란 차기 최고지도자 예측에서 다른 후보군들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많은 40~64%를 얻고 있다. 만일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을 가진 전문가 의회(Assembly of Experts)가 3월 7일 현재까지 선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그를 선출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의 집권 기간 동안 정치안보 담당 부실장으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등으로부터 상당한 지지세력을 확보했다. 이번 새 지도자 선출 과정에서 모즈타바를 미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전문가 의회를 압박했다는 후문이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사진: 인터넷 캡처)

이란의 전문가 의회는 88명의 시아파 성직자들로 구성된 기관으로, 의원은 8년마다 국민투표로 선출된다. 헌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최고지도자를 선출하고 감독하는 권한을 갖는다. 하메네이 사망 후, 3월 3일 최고지도자 선출을 위한 회의를 콤(Qom)에서 개최하던 중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건물이 파괴되기도 했다. 전문가 의회는 후보자 명단조차 발표한 적이 없지만, 언론과 SNS에는 모즈타바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거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됐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그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1969년생으로 올해 57세다. 아야톨리급의 고위 시아파 성직자로서, 그동안 최고지도자 아버지의 후광으로 실질적 권력 기반을 닦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란혁명수비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정치 성향은 아버지를 닮아 극강경 보수파로 분류되며, 기존 핵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미국과의 대립을 불사하며, 국내 반정부 시위를 억압하는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과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매우 껄끄러운 인물일 수 있다. 

이란이 새 지도자로 모즈타바 선출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세계 언론들의 시각이 분분하다.
우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전쟁 중에 최고지도자 선출 사실을 공표할 경우 아버지 처럼 피습될 것을 우려하여 보안에 신경써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모즈타바가 아버지의 대미 강경 노선을 이어받아 핵무기 프로그램 및 항전을 고집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두번째 이유는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세운 이슬람공화국의 핵심 이념 중 하나인 '반세습통치'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79년 이슬람혁명은 팔레비 왕정의 세습체제를 타파한 것인데, 모즈타바가 아버지에 이어 최고지도자로 권력을 세습받는 것은 이슬람혁명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다. 알리 하메네이도 생전에 수차에 걸쳐 "독재나 세습정부는 이슬람에 맞지 않다"고 세습통치에 반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종교적·법적 정통성 문제를 크게 야기할 수 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는 시아파 최고의 성직자(marjaa taqlid)급 자격을 요구한다. 그런데 모즈타바는 최고 성직자급보다 아래인 아야톨라(Ayatollah) 급으로 알려져 종교적 수준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종교적 수준은 이슬람혁명 정신에 반하는 '세습통치' 논란보다 훨씬 더 강한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 신정체제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의 종교적 정당성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하메네이 사망 후, 이란은 3인 임시 지도위원회(대통령 페제시키안, 대법원장 모세니 에제이, 헌법수호평의회 아라피)가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IRGC와 알리 라리자니(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이 실적인 권한을 행사 중이다. 전문가 의회가 새 최고지도자를 선출할 때까지 이 체제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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