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정치마당/정치이야기

'장기표는 이 시대의 테스형'

polplaza 2021. 7. 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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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아래 글은 지난 7월 5일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장기표 선생에 대해 임방 허도학 선배가 '카톡방'에 올린 글이다. 선배에게 양해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글을 모셔가겠다'고 카톡방에 올려두었다. 글의 제목은 따로 없었으므로, '장기표는 이 시대의 테스형'이라는 제목은 편집자가 단 것이다.

(2020년 10월 남한산성 산행 중인 장기표 선생)


(장기표) 장 선배가 요즘도 다정다감하고 인정이 넘칠지 모르겠다. 그의 젊은 날에 쓴 책 중에 <우리 사랑으로 만날 때>가 있는데 부부 간의 애정을 노래하고 있다. 그의 그다운 점은 그의 애정(affection)에 대한 표현과 실천이 퍽 인간적이고 자연적이란 것이다. 말하자면 꾸밈이 없는데 문제는 그의 정치 역시 바로 이 생뚱맞은 단어들로 차있는 것이다. 

남들은 정치를 통해 거들먹거리며 한껏 양양해지려하는데 그는 도리어 정치를 통해 '우리 사랑으로 만날 것'을 고대한다. 때문에 그의 몸가짐은 그의 일생 내내 한결같다. 바로 엊그제 산사에서 내려온 차림 같고 말과 행동도 영판 그러하다. 그에게서는 전혀 세속의 때가 짚이지 않는다. 

그 삶은 불행이 아니나, 그 삶이 그의 정치가 되니 결국 그는 불행하다. 삶은 그 자체로서 성과를 지니나 정치는 일정 부분 성과를 내야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하지만 그는 정치인의 삶을 고수한다. 

언젠가 누가 장기표에게 물었다. "정치가 무엇이고 지겹지 않으냐"며 "정치 좀 그만했으면 한다"고 하자 그의 대답은 조금도 기죽지 않고 당돌하기까지 했다. "정치란 우리 인생과 모든 인류의 가치 혹은 갈등을 하나로 묶어내는 기술이자 종합예술"이라는 것. 

그러해서인지 정치에 대한 그의 목표는 일찍이 정해졌다. 그것은 모든 예술을 종합하는 총지휘자다. 그에게는 조정의 탁월한 우량인자가 있고 무엇보다도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촉수가 경이에 찰 지경이다. 

장기표가 그냥 좌파들과 다른 이유는 바로 이 점에 있다. 좌파들 중에 잘못되고 못된 이도 많지만 개중에는 참된 이도 있다. 그런데 그 끝은 어디냐 할 때 결국 종북으로 마감되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말한 "한국적 특수 상황," 지금도 유효하다고 나는 본다. 북한이 있는 한 정상적인 좌파의 이론이라 할지라도 존속해서도 더욱이 존재해서도 안 된다. 이런 방향타를 쥘 수 있었기에 그는 사소한 예술인으로서는 오히려 부적합하다. 총지휘자(대통령)가 그에게 맞고도 남음이 있다. 

그의 우수성은 신문명으로 가는 방향제시라 하겠다. 그러나 현실은 그에게 결코 녹록치 않다. 지금껏 정치한다면서 국회의원도 못해 본 그이기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만, 그래도 왕년의 장기표! 그를 모른다면 뭘 좀 했다고 말할 게 아니리라. 

왜 그는 멈추지 않을까. 하고픈 말,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정치가 볼품이 없어 허공에 대고 외친다 해도, 북받치는 설움 따윈, 그가 말할 때 말할 수 있는 자유! 하나에 얼마든지 환치가 가능한 것이다. 즉 설움을 표하는 것도 그에겐 사치일 뿐이다. 그리고보니 장기표, 그에게는 한숨이 없고 원망도 없는 것 같다. 아, 기표형! 그는 이 시대의 테스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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