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근 정운현, 윤석열 후보 지지 비난에 "제가 감당할 몫"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월 21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해 정치권에 파란을 낳고 있다. 정 전 비서실장은 이낙연 총리 시절 총리 비서실장을 지냈고, 지난 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는 이낙연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아 대언론 업무를 총괄했을 정도로 이낙연 대표의 신임을 받아왔던 인물이다.

정 전 비서실장은 이날 '윤석열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힌 후,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의 비난이 거센데 대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반응이 크다"면서 "이 모두는 제가 감당할 몫이다. 동지들의 따가운 비판과 질책,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시했다. 물론,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서도 정 전 실장의 결단을 지지하는 글도 없지 않았다.

(정운현 전 총리비서실장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정운현 SNS)

  
정 전 비서실장은 앞서 2월 21일 오전 SNS에 올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저는 그간 진보진영에서 활동해왔던 사람으로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면서도 "이제 저는 다른 길을 가려고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도우려고 한다"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정 전 실장은 "자기가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후보, 보통사람의 도덕성만도 못한 후보, 부끄러움을 모르는 후보가 아무리 좋은 공약을 쏟아낸들 그 약속은 믿을 수 없다"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후, "덜 익은 사과는 익혀서 먹을 수 있지만 썩은 사과는 먹을 수 없다. 혹자가 말했듯이 저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도덕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진보 진영의 내노라는 명망가들이 ‘전과4범-패륜-대장동-거짓말’로 상징되는, 즉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저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혹여라도 그분들이 ‘이재명 지지는 선(善), 윤석열 지지는 악(惡)’이라고 강변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천박한 진영논리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정 전 실장은 "진보 진영의 ‘사상의 은사’로 불리는 고 리영희 선생은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했다"고 전제하면서 "윤 후보 주변에 차고 넘치는 달콤한 소리보다는 쓴소리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제부터는 세상의 눈치나 주변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제 의지대로 살아가려고 한다"며 "케케묵은 진영논리나 어줍잖은 진보인사 허세 같은 건 과감히 떨쳐버리겠다"고 결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얼마나 힘든 고뇌의 결정일지 이해한다"면서 "타인의 선택이 나와 다르다고 누구도 비난할 자격은 없다. 어떤 선택도 합리적 이유가 있을테니 윈하는 결과를 얻도록 응원하는 일만 남았을 뿐"이라고 격려하는 글을 남겼다.

(조기숙 교수의 댓글/ 정운현 SNS 캡처)

(2022.2.21. 정운현 SNS 캡처)

 

(정운현 전 총리비서실장의 윤석열 후보 지지글/2022.2.21. 정운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