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요로 결석', 얼마나 아프길래

polplaza 2022. 4. 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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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사무실에서 지인이 갑자기 왼쪽 옆구리를 잡고 오만가지 인상을 지푸렸다. "아~, 아~, 휴~" 하고 끙끙 않는 소리를 냈다. 나이는 60대 후반이지만 건장한 체격을 유지하고 있고, 완력으로도 젊은이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 사람이다.

사무실에 있던 동료와 후배들이 깜짝 놀라 "무슨 일이냐?"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 갑자기 등뼈 쪽이 찌르듯이 아프네. 아파 죽겠네~." 지인은 겨우 말을 내뱉었다.

"빨리 병원 가보세요." "119 부를까요?" "택시 부를까요?" 사무실 직원들이 지인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건넸다. 그 와중에 "정형외과를 가보라"거나 "내과 병원에 가보라"는 말도 나왔다. 등뼈 있는 쪽이 아프다고 하니까 척추에 무슨 이상이 생겼나 해서 정형외과를 가보란 뜻이었다. 내과는 대장이나 창자 쪽에 문제가 있을 같다고 짐작한 사람들이 제안한 것이다.

지인은 "조금만 더 참아보고~"라며 버텼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고통이 줄어들지 모른다고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그 고통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아~ 숨을 못쉬겠네~"라는 말까지 튀어나왔다. 실제로 숨을 겨우 쉴 정도로 아주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런 와중에 그는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아~씨, 전화를 안받네~." 그는 투덜거렸다. 그러면서 또 "아이고~, 아~"하고 짧고 낮은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119 전화했어요?" "어디 전화하신 거예요?" 주변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이 물었다.
"우리 집사람인데, 전화를 안받네~" 그러고는 다시 "아~"하고 허리를 움켜 쥐었다.
지인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디 간거야? 왜 전화를 안받어!" 하고 불만을 토로했다. 본인도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는 인식을 한 것 같았다.

지인이 아내를 찾는 걸 보니 '급할 땐 마누라가 제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평생 살아온 아내가, 남편이 가장 가까운 사이가 아닐까 싶다.

결국 아내와는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인은 고통이 잠시 누그러졌는지 겨우 몸을 추스면서 밖으로 걸어나갔다. 사무실 근처 내과를 찾아간다고 했다. 119로 종합병원을 가기보다 가까운 거리의 내과를 선택한 것이다.

필자는 지인의 갑작스런 고통이 '혹시 요로 결석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 하면, 수년 전 직접 겪었기 때문이다. 밤중에 거실에서 TV를 보던 중 갑자기 창자를 찢는 듯한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말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참기 힘든 통증이 밀려왔다. 늦은 밤이라 놀란 아내가 119에 전화해서 119 구급대에 실려간 적이 있었다. 응급실 의사는 "요로 결석 같다"면서 소변 검사 등 몇가지 검사를 한 후 응급 처치를 해주었다. 고통이 금세 사그라들었다. 약 처방을 받고 아내와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하루, 이틀 후 쯤 소변에서 뭔가 빠져 나간 느낌이 들었다. 무슨 덩어리는 볼 수 없었으나 그 이후로 몸에 불편함이 없었다. 약을 먹고 결석이 빠져나간 것이다.

지인은 1시간 30분쯤 지난 후 사무실로 돌아왔다. 얼굴 표정이 고통에서 벗어난 듯했다. 오른 손에 약봉지를 들고 있었다. 그는 내과 병원의 의사에게 증상을 이야기 했더니 '요로 결석 같다'면서 약 처방을 해줬다고 했다. "약을 먹었더니 좀 나아진 것 같다"고 했다. 약 처방은 이틀치를 받았다고 했다.

그로부터 3일째 되는 날.

지인에게 증상을 물어봤다. "이제 어떠시냐? 다 나으셨냐?"고.
그는 "통증이 복부 쪽 아래로 내려온 것 같다"면서 "결석이 아래 쪽으로 내려왔는지 처음보다 덜 아프다"고 했다. "아직은 조금 아프긴한데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웃었다. "조금만 지나면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약이 다 떨어져 내과병원에 갔더니 3일치 처방을 해주었다고 했다. 처음 이틀치를 다 먹고, 추가로 3일치 약을 탄 셈이다.
"배뇨 기능이 있는 녹차와 커피를 마시면 좋겠다"고 내가 아는 상식을 조언했다. 그는 "커피를 마시만 잠을 못잔다"면서 "커피는 입에도 안댄다"고 하소연했다. 오전에 커피를 마셔도 그날은 밤새 잠이 안온다고 했다. 나는 하루에 몇잔을 마셔도 잠자는데 어려움이 없다. 사람마다 체질이 너무 다르다.

지인은 "의사가 '녹차도 마시지 말라'고 했다면서 '하루에 2L 정도 물을 마시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생수가 가득 든 2L짜리 물병을 보여주면서 "당분간 물배를 채워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약 처방으로 죽을 듯한 고통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의사가 완치 판정을 내릴 때까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일반 내과의사의 처방전으로 환자의 고통은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했다. 3일치 추가 복용으로 완치가 될지는 좀더 지켜보면 알 것이다.

(봄소식을 알리는 벚꽃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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