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행군의 아침 도서

행군의 아침을 읽고(주부가 된 친구의 소감문)

polplaza 2021. 2. 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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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의 아침은 평보가 입대에서 전역까지의 미묘했던 자신의 심경과 파란만장했던 군대생활의 내면을 서정적인 시와 직접 스케치한 그림을 함께 엮어낸 산문집이다.

이 글을 읽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나에게도 꿈많고 감수성 풍부했던 학창시절이 있었으며 한때는 일기와 비망록도 열심히 썼었는데...  결혼은 가사일만 하는 직책(?)인줄 알고 십여년이 넘도록 가계부 1장 쓰지 않고 철저히 책과 원수가 되어 살아 왔다.

지하철을 탈 때도 두 눈을 꼭 감고 도를 닦고 앉아 있던 내가 요 며칠 행군의 아침을 읽고 있으니 나를 아는 이들에겐 하나의 사건이다. 책 사볼 생각은 안 하고 다 보고 나면 너도 나도 빌려 달라는 사람뿐이다.

책을 빌려 주면 돌려 받을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이리 저리 돌려 보다 보면 파손 되거나 결국은 잃어버리게 되느니 할 수 없이 따로 한 권을 사서 빌려 주어야 겠다.

한마디로 평보는 팔방미인이다.(얼굴 빼고)

글 그림은 물론 축구 바둑 장기 태권도... 그리고 담배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

중학교 때 기억으로는 그저 얼굴이 하얗고 얌전하며 공부 잘하는 그런 소년으로 밖에 기억이 안 남는데 거의 성실성 정신력 예상 외의 박력에는 이미지와 일치되지않는 묘한 매력을 느꼈다.

군대에서의 에피소드와 힘든 훈련들을 대할 때마다 웃다가 침울했다가....

안타까운 일들이 많아 책장을 넘길 때마다 또 무슨 일이 있나 최 상병에게 맞은 가슴은 후유증이 없나 가슴 조이며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순간 내가 아는 모임의 남자 친구들이 문득 떠오른다.
그 중에서 용만이가 군대에서 가장 많이 맞고 또 신병들을 괴롭혔을 것 같은데...

 

(용만이 오빠~! 화내지마세용~)  그 카리스마 죽이며 훈련 잘 받아 냈으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야.

어쨌든 남자 친구들 모두 훌륭한 대한의 아들들이다. ★☆★☆존경+감사◎♡♥※

내 남동생 (용효)은 밥 먹을 때 절도있게 먹으라는 교관에게 밥 먹을 때 까지 잔소리 한다고 그 짬밥통을 조교에게 던져 버렸으니 그 후의 군생활이 어떻게 되었겠니?

용기와 만용을 제대로 구별 못한 내 동생의 군 생활이 다시금 떠올라 가슴이 몹시 아프다.

나도 평보처럼 책이나 한 권 내볼까?

지난날 내가 써 두었던 일기장과 비망록 틈틈히 모아둔 여러 가지 골동품들을 이제 와서 찾아 보니 아버지께서 나의 결혼과 동시에 가마솥의 불 쏘시개로 다 쓰시고 없다며 담담하게 대답하신다.

아 ! 선견 지명하신 훌륭하신 나의 아버지..

아버지는 오늘날 내가 이렇게 살 줄 이미 알고 계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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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강나루S

출처 : '진전중 다음 카페에서'에서 옮겨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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