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화 촬영감독이다. 내가 참여한 작품 중 알려진 영화도 있다. 성공하지 못했지만, 충무로 영화계에 이름을 올린 감독이다. 무리한 스케줄로 허리에 이상이 생겼다. 일정에 쫓기고 참고 지내다 병을 키웠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이 끝난 후 의사에게 물었다. "앞으로 영화 활영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의사가 말했다. "앞으로 촬영하는 일은 그만둬야 할 것입니다. 몸에 무리를 주면 안 됩니다." 나는 천직으로 알았고, 젊은 날의 꿈을 키워왔던 영화계에서 떠나야 하는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이 미웠고, 앞날이 암울해졌다. 병원에서 퇴원하여 집에 와서도 수개월 동안 밤잠을 설치면서 몸부림쳐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너무 컸던 것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