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가스레인지 불완전 연소·자동점화 현상 이유 및 해결방법

polplaza 2022. 5. 2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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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갑자기 가스레인지에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저녁에 가스레인지를 켰는데, 황색 불꽃이 일면서 화력이 평소보다 아주 떨어졌다. 겨울철 기온이 떨어진 야외에서 부탄가스를 사용할 때 약하게 황색 불꽃이 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었다. 겨울철도 아니고, 20도 정도의 실내이므로 기온과는 무관한 것이다.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한 것이 틀림없었다. 도대체 무슨일이 생긴 것일까. 가스관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가스레인지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오늘 아침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가스레인지를 켜지 않았는데, 자동점화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점화기'에서 불꽃이 "타닥, 타닥..." 하고 일어났다. 처음에는 하나에서만 나는 줄 았았는데, 자세히 보니 4구의 점화기에서 모두 "타닥, 타닥..." 학 불꽃이 튀고 있었다. 영화에서 손을 대지 않고 텔레파시나 어떤 영적 기운으로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것과 같이, 가스레인지를 켜지 않았는데 저절로 점화기에서 불꽃을 튀기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런데 가스불은 점화되지 않았다. 가스레인지를 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 가스레인지에 연결된 가스관을 '잠금' 위치로 돌려 가스 유입을 차단했다.


(4구 가스레인지)


집에 있는 드라이버 통을 꺼내 위에 판을 들어내봤다. 가느다란 선들이 연결돼 있고, 점화기에 연결된 선도 보였지만, 어떻게 손쓸 형편이 아니었다.

하츠(Haatz)라는 제품인데, 지금은 단종됐다. 현재 SK매직에서 이 제품의 AS를 맡고 있지만, 단종 상태여서 부속품을 구하기 힘들다고 했다. 당시 삼발이와 덮개를 구하긴 했지만, 고장난 1구는 수리를 못하고 나머지 3구만 사용해 왔다.

결국, 가스레인지 제품회사에 문의해보기로 했다. 이사올 때 부품 교체 및 수리를 하느라 연락했던 회사 전화번호를 찾아보니 다행히 휴대폰에 남아 있었다.

(손잡이 중 1개를 빼서 분리한 모습)


먼저 지역담당 센터의 전화번호가 보여 전화를 걸었다. 회사 홍보용 안내방송이 계속 흘러나오고 아무도 받지 않았다. 토요일이라서 근무를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가스레인지에 점화불꽃은 계속 튀고, 그 소리는 신경을 거슬려 짜증이 나게할 정도였다. 다시 전화번호를 찾아보니, 1600국으로 시작하는 SK매직(본사 상담) 전화번호가 있었다. 이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상담원이 마침 전화를 받았다. 오후 1시까지 근무라고 해서, 오전에 이런 일이 발생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스레인지 점화기에 불꽃이 자동으로 일면서 소리가 심하게 납니다"
"가스레인지 손잡이를 켰나요?"
"아니요, 전혀 건드리지 않았어요. 다 소화 상태입니다."
"그러면, 손잡이를 모두 빼주실래요?"
"네?"
"습기가 차면 자동으로 점화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습기가 차면요?"
"네. 습기를 제거해야 하니까, 가스불 켜는 손잡이를 빼고, 거기에 구멍이 있는데 찬바람 나는 드라이기로 건조시켜보시기 바랍니다. 더운 바람으로 하지 말고 찬바람이 나는 것으로 해주세요."
"네, 해볼게요."
"그런데, 며칠 전부터 가스가 제대로 안나와서 그런지 황색불꽃이 나면서 불도 약하고, 불완전 연소가 되던데요, 이것은 왜 그런가요?"
"그것도 습기가 차서 그렇습니다."
"아, 네. 한번 말려보도록 할게요,"
"알려드린대로 해보시고, 그래도 안되면 오후 1시 전까지 연락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상담원과 상담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삼담원이 습기가 찼기 때문이라는 말에 나는 우선 창문부터 열었다. 아내가 그 사이에 드라이기를 들고 왔다. 드라이기는 찬바람보다는 더운 바람이 나왔다. 선풍기를 들고와서 돌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몇분 지나지 않았는데, 점화기에서 불꽃 튀는 소리가 크게 줄어들고, 간격도 띄엄띄엄 줄었다. 가서보니 4구 중에서 3구에서 자동 점화불꽃이 사라졌다. 신기한 일이었다. 창문을 열자, 밖의 건조한 공기가 들어와 가스레인지 손잡이 구멍 안쪽의 습기를 금세 제거한 것 같았다. 나머지 1구의 불꽃도 아주 느린 간격으로 일다가 사그라졌다.

상담원과 전화 통화 후, 불과 5분도 안돼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가스레인지 불완전 연소와 자동점화 현상은 심한 습기 때문이므로 손잡이 부분을 분리시킨 후, 드러난 구멍으로 드라이기의 찬바람으로 말려주거나, 창문을 열어 건조한 공기를 유입시켜 습기를 제거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원에게 더이상 전화할 필요가 없어졌다. 습기 발생은 얼마전 수술을 한 아내가 아침, 저녁으로 자가치료를 하면서 주방 탁자에 앉아서 습기를 발생시키는 기구를 사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다른 장소로 옮겨서 하든가,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면 가스레인지 이상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한편 손잡이 두껑을 분리하면서 결합 부위가 부러져 본드로 붙였다. 접착력이 약한 일반 본드여서, 오래 가긴 힘들 것이다.

(가스레인지에서 분리한 손잡이 부분과 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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