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인간이 덜 됐다"고 하기에...

polplaza 2022. 7.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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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장기표 선생이 사무실에서 몇몇 사람들과 한동안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가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듯했다. 내가 모두 아는 사람들이었다.

시간이 제법 흐른 후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때다 싶어 그 쪽으로 가서 장 선생님을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다.
"제가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장 선생이 말했다. "어, 괞찮아, 어서 들어 오게."
내가 웃으며 말했다. "커피 한잔 타올까요?"
"그래, 한잔씩 타오게나~." 다른 분들도 좋다는 반응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내가 커피를 타러가려고 하자, 장 선생이 터져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으면서 한마디 했다. 
"저 친구는 인간이 덜됐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이 다 웃었다.
그래서 나도 약간 웃었다.
커피 타러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섰다. 
선생님은 나를 골려준 것이 재미있으신지 나를 보고 계속 웃었다.
내가 커피를 타러가지 않고 서있자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침묵 속에 내가 말을 꺼냈다.
"제가 인간이 되려고 선생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이, 이 친구. 하는 말 좀 보소~" 장 선생이 웃었다. 
"형님, 이 정도는 돼야지요." 하고 맞은 편에 앉아있던 연세 많은 분을 향해 한마디했다.
앞에 계신 분도 "허허~ "하고 웃었다.

서먹했던 분위기가 좋아졌다.
나는 커피를 타러 밖으로 나와서 봉다리 커피를 종이컵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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