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갓끈 매다가 장 끝난다

polplaza 2022. 7. 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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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에 '갓끈 매다가 장 끝난다'라는 말이 있다.

시골에 치장에 너무 신경 쓰는 노인이 살고 있었다. 인근에 5일장이 열리는 장터가 있었다. 노인은 장이 열리기 며칠 전부터 장에 소를 팔러 갈 것이라고 동네 사람들에게 말했다. 소를 팔면 암 송아지를 한마리 사고, 남는 돈으로 손주에게 입힐 예쁜 옷을 한벌 사 줄 것이라고 했다.

마침내, 장이 열리는 날이 왔다.

노인은 아침을 일찍 먹고 마굿간에 가서 어미소를 몰고 나왔다. 그런데 마굿간을 나오면서 문틀에 갓이 부딪혀 비뚤어졌다. 갓이 옆으로 기운 것을 알고 바로 세우려고 갓끈을 고쳐맸다. 그러고 보니 갓끈이 낡아보였다. 낡은 부분이 안 보이도록 다시 맸다. 한쪽이 짧은지 갓이 반대편으로 기운 듯했다. 이리저리 다시 맸다.

그 사이 해가 중천에 떴다. 

장터까지는 거리가 있어서 2시간 이상 걸어가야 했다. 가는 길에 점심을 굶은 소가 길가에 풀을 뜯어먹으면서 시간이 지체됐다. 소를 잡아댕기려고 힘을 쓰다가 또 갓이 비뚤해졌다. 다시 갓을 고쳐맸다. 갓만 고쳐매다가 하루가 다갔다. 너무 늦어서 우시장(소를 사고 파는 시장)에 가봐야 소용이 없어졌다. 노인은 우시장에 가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근처에 가보지도 못하고 소를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상은 '갓끈 매다가 장 끝난다'는 이야기의 한 토막이다.

1인 마케터와 함께 텐핑이 가고자 하는 방향


한마디로 말하면, '무엇을 할 것처럼 행세를 하지만, 실제로는 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는 것'을 빗대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사례를 든다면, 특정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유명한 전문가가 있었다.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를 아주 잘 안다. 기획력과 창조력, 실행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사람은 공직에 출사한 적이 없다.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갖지 못해 그것을 갖는 것이 소원이었다. 선거 때만 되면 소위 '선거병'이 도지는 것 같았다. 예컨대 대선 때가 오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주변에 공언했다. 자신의 능력으로 볼 때 대통령 자격이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라는 것과 정치인이라는 것은 차이가 크다. 그는 대중성에서 인지도가 너무 낮아 번번히 출마를 포기했다. 말만 해놓고 단 한번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이다.

이를 본 지인이 그에 대해 촌평을 했다. 
"그 사람은 '갓끈 매다가 장 끝내는 사람'이야. 능력은 있지만 추진력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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