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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원로논객 김동길 교수 별세, 향년 94세

polplaza 2022. 10. 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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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뭡니까?'라며 한국정치의 실상을 꼬집었던 보수 원로 논객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유족 등에 따르면, 김 교수는 2022년 10월 4일 밤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회복됐으나 3월부터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긴 김동길 전 교수/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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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 출신의 실향민이다.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고인은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했다. 연세대(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에반스빌대와 보스턴대에서 각각 사학과 철학을 공부해 문사철(文史哲)을 섭렵했다는 평을 받았다. 100권 안팎의 저서를 남겼다. 14대 국회의원과 신민당 공동대표(1994)를 지냈다.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프로그램 영상 캡처)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 사회운동과 현실정치에 적극 개입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을 비판했던 고인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항소를 포기했으나 1년 후 석방됐다.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돼 대학에서 2차례 해직됐다. 1991년에는 수업 시간에 강경대 치사사건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학생들 반발로 강단을 떠났다.

이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섰다. 1992년 국민당 소속으로 제14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해 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고인은 당초 자신을 대선후보로 내보내기로 약속했던 정주영 회장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아무래도 내가 나가야겠다"고 하자 대선 출마를 양보했다. 1994년에는 신민당을 창당하고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15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고인은 생전에 "정치인들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너무 쉽게 한다"면서 "약속을 안지키는 정치판에 어울리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 프로그램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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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걸었던 고인은 1980년대 정치평론가로 나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정계 은퇴 이후 보수논객으로 활동하면서 보수진영의 원로가 됐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의혹 사건이 터지자 "자살하거나 재판받고 복역하라"고 말했다가 노 전 대통령이 진짜 자살하자 거꾸로 비난을 듣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올해 초에는 대선주자로 뛰고 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고인은 TV프로에 나와 '독신으로 사는 이유'에 대해 "내 자유가 소중하다"며 가족에게 구속받지 않는 삶을 원했기 때문임을 밝혔다. 1974년 구속됐을 때 재소자들이 자신들보다 가족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그때 깨달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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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낭만논객에 출연한 고인/TV조선 캡처)


고인은 생전 서약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자택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 누이동생인 옥영·수옥 씨가· 있다. 발인은 오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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