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중요한 법칙이 있다. 동양에서 전해오는 '생로병사(生老病死)'는 대부분 공감하는 일반론이다.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다. 물론 늙기 전에도 암이나 심장마비 등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전쟁이나 사고로 죽는 특별한 경우도 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인간은 대체로 생로병사의 수순을 따른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살고 있는 만물은 모두 생로병사한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생로병사보다 더 중요한 법칙이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아가면서 겪는 인생사(人生事)에는 총량이 있다는 것이다. 소위 '인생 총량의 법칙'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우리의 삶은 균형을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즉, 정(正)과 반(反)이 요동치지만, 전체적으로 그 합(合)은 일정한 수준에서 무한대의 균형점 '0(ZERO)'에 수렴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일생 동안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결혼과 이혼, 질병과 상처, 거짓과 배신 등 수많은 사연을 겪는다. 어떤 시점에서 기쁨이 극에 달하지만 어떤 시점에서는 슬픔이 극에 달하게 된다. 분노와 즐거움도 같은 방식으로 극과 극으로 오고 간다. 성공과 실패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을 인생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서로 상쇄되는 결과를 엿볼 수 있다. 균형점 '0'으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지인 중 한 명은 20대 중반에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다. 사업이 잘 돼서 돈을 너무 많이 벌었다고 했다. 당시에는 평생 그렇게 돈을 많이 벌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40대 중반 이후 개인 사업을 접고 다른 일거리를 찾아서 겨우 연명하는 처지가 됐다.

또 다른 지인 한 명은 10대 때 유명 만화가의 수련생으로 들어가 화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스승인 만화가의 인기가 높아 거의 매일 돈다발을 들고 다닐 정도였다고 했다. 그 자신도 마침내 인기 만화작가로 등단했다. 몇 년 후, 독립하여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 반짝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는 지금 동네 마트에서 배달 일을 하면서 생계비를 벌고 있다.
20, 30대에 벤처기업 CEO가 되어 잘 나갔던 젊은 여성은 수십억 원의 사기를 당해 뇌졸증으로 입원했다. 이 여성은 6개월의 투병생활 끝에 퇴원했지만, 몸은 아직도 정상이 아니다. 회사도 없어졌고, 가정도 파탄을 맞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김 모 여성 국회의원은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15세 때 어머니를 암으로 잃고, 20세 때 아빠를 잃었다.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된 그는 고등학교를 갈 여력이 없어 공장에 취업했다. 배움의 뜻이 있어 야간고등학교를 다녔다. 주경야독한 것이다. 그는 피땀 어린 노력으로 야간대학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고시공부를 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인간승리의 표상이 된 그는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유년시절과 청춘을 고난 속에서 어렵게 보낸 그는 중년기에 인생역전의 보상을 받았다.
이처럼 유년기와 청년 시절을 매우 어렵게 보낸 사람들이 중년 이후 성공한 사례는 주변에 널려있다.

인생 초반에 잘 나가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유년기와 청년기를 불우하게 보내다가 중년이나 말년에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인생은 특정 시점에서 보면 한쪽으로 기울어져 보이지만, 전체로 보면 균형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인생은 비바람과 파도에 흔들리면서 목적지를 향해 가는 배에 비유되곤 한다. 왼쪽으로 기울어지면 그만큼 오른쪽으로도 기울어지고, 위로 솟구쳐 오르면 그만큼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는, 그래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 총량의 법칙'이 그런 것이다.
따라서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있을지라도 낙담하거나 포기해선 안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꾸준히 희망의 불씨를 지펴야 한다.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다. 그 때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인생의 긴 항로에서 반드시 보상을 받을 때가 온다. 고통과 괴로움이 크고 오래 갈수록 훗날 찾아올 행복과 기쁨도 그만큼 크고 길 것이다. 그러므로 고통과 괴로움조차 즐기는 여유를 갖자. 반대로 이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슬픔과 불행을 경계하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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