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신경마비(구안와사) 진단을 받은 지 13일째다,
오전에 병원에 들러 재활의학과에서 '근전도' 검사를 받았다. 수납을 먼저 하라고 하여 수납창구에서 계산을 하였는데, 검사비 67,700원이 나왔다. 영수증엔 환자와 의료보험공단이 50%씩 분담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근전도 검사란>
병원의 안내문에 따르면, "근전도 검사는 신경 이상을 알아보는 검사로서 손과 발 또는 팔과 다리에 힘이 없고, 저리거나 느낌이 둔해지는 등 신경마비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실시한다. 증상이 있는 부위에 특수검사용 침을 근육에 삽입하거나 전기 자극을 주는 검사이므로, 검사 시 통증이 발생하며 통증에 예민한 분은 놀라거나 순간적인 불쾌감을 느낄 수 있으나 신체에 해롭지 않다"고 한다.
검사 전 유의 사항으로는 금식 등 특별한 준비는 필요하지 않다. 검사 전 반드시 팔 다리 등 검사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안면부 검사일 경우에는 검사 시 화장이나 로션을 지우고 한다. 검사 시간은 부위와 증상에 따라 약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근전도 검사 후 검사 부위에 통증이 일을 때는 얼음 마사지를 해주거나 소염진통제를 복용한다.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할 경우 외래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상이 병원에서 안내해준 근전도 검사 안내문 내용이다.
수납 후, 재활의학과를 다시 찾아 근전도 검사를 받았다. 흰 가운을 입은 젊은 여성이 검사를 진행했다.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더니 "30~40분 걸린다"고 대답했다. 처음에는 전기 자극을 주는 검사를 했다. 따끔따끔한 게 충분히 견딜 만했다. 재활치료로 받고 전기침 같은 느낌이었다. 이 검사는 마비되지 않는 쪽에도 검사를 했다. "마비되지 않은 쪽은 왜 검사를 하느냐"고 물어봤다. 검사하는 여성은 "마비된 쪽과 마비되지 않은 쪽을 비교하기 위해 정상적인 안면도 검사를 한다"고 대답했다. 듣고 보니 이해가 됐다.
전기 자극 검사가 끝난 뒤 침 검사를 했다. 여성은 "침을 4군데에 줄 것"이라며 "아프니 힘을 빼라"고 주의를 주었다. 여성은
이마가 미끌미끌하다고 했다. "아침에 로션을 바른 것 같다"고 했더니 액체로 닦고는 "후후~"하고 불었다. "소독제냐"고 물었더니 "소독제"라고 했다. 이마 쪽에 침을 "푹!" 찔러 넣고서는 한번 더 찌른 후 눈을 크게 뜨서 천정을 보라고 했다. 코 옆에도 검사침을 놓은 후 한번 더 찌르고 선 코로 찡그려 보라고 했다. 귀 쪽과 볼 쪽에도 검사침을 찌른 후, 한번 더 밀어 넣은 뒤 "눈을 최대한 감아보라" "우~ 해보라"고 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식으로 검사가 진행했다.
4군데 검사침을 맞고 검사를 모두 마쳤다. 첫번 째 찌를 때는 통증이 거의 없었는데, 2차로 찌를 때는 통증이 제법 있었다. 침을 한번 찌른 후, 다시 한번 더 2차 찌르기를 한 후 검사를 했기 때문이다. 검사가 끝난 후, 흰 가운 입은 여성은 "자세한 검사 결과는 교수님과 상의해서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교수와 상의한다'고 하기에 궁금증이 생겨 "혹시 의사시냐"고 물어봤다. 여성은 "네, 저는 의사"라고 대답했다. "젊어 보이는 데 의사시군요"하고 화답했다.
"오늘 침을 4대나 맞았는데 혹시 한방의 침이랑 같은 효과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젊은 의사는 "그 침하고 이 침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근전도 검사용침을 한의원에서 주는 침과 같이 생각하면 안 될 일이었다. 재활의학과 예약일을 보니 6월 중순으로 잡혀있었다. 근전도 검사 결과는 그때 가야 알게 된다. 다만, 검사를 집행한 젊은 의사는 "일부에서 반응이 약하게 나타났다"고 언질을 주었다. 안면 신경마비를 겪고 있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근전도 검사는 이렇게 끝났다. 결과는 내달 알게 된다.
여하튼 오늘은 13일째다.
휴대폰을 거울 삼아 안면을 자주 보게 된다. 얼굴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마비된 왼쪽 얼굴의 눈꺼풀이 조금씩 움직인다. 어제보다 좀 더 많이 움직이는 것 같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모르겠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눈가 근육의 일부가 "까딱!" "까딱!" 하는 정도로 숨 쉬듯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물을 마실 때, 신경을 쓰면 물이 저절로 새지 않을 정도가 됐다. 입이 비뚤어진 상태에서 적응을 해서 그런 것인지, 입 근육이 조금이라도 살아나서 그런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이건 며칠 지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외 눈은 여전치 침침하다. 마비된 쪽 안면 근육은 조이는 느낌이 지속되고 있다. 가끔 찬물로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세수를 해준다. 친구가 예전에 만들어 준 '생기 머리띠'를 하루 3~4시간씩 착용하고 있다. 생기 머리띠는 혈액과 기 순환을 통해 몸의 균형과 건강을 바로 잡겠다는 당찬 포부로 개발한 상품이다. 이번에 재활치료의 보조 기구로 사용 중인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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