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신경마비 15일째는 눈에 띄는 변화가 보였다.
2023년 6월 1일. 가장 큰 변화는 왼쪽눈 주변의 신경이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였다. 전날은 눈꺼풀이 제법 움직였으나 눈 아래쪽은 미동도 없었다. 그런데 15일째 되는 날 오후부터 눈 아래쪽 근육이 실낱같이 움직였다. 눈썹 부분도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팽팽했던 외쪽 이마에도 아주 미세하지만 주름이 잡힐것 같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음식을 먹을 때도 왼쪽 잇몸과 볼 사이에 쌓이던 음식물을 손으로 밀지 않고도 대부분 씹을 수 있었다. "우~" "오~" "이~" 하면서 입 모양을 계속 살펴본데, 전날보다 입 모양이 아주 조금 제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비뚤어진 입 모양은 전날과 차이를 모르겠다. 저녁에 귀가하자 아내는 내 모습을 보고 "입이 너무 비툴어졌다"며 여전히 기겁을 했다. 게다가 친구가 만든 '생기머리띠'를 이마에 맨 모습이 가관이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이제는 신체의 복원 기능에 따라 회복이 본격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말이 어눌하고 눈이 침침하고 입이 비뚤해져 보인다. 하지만 눈 주변과 이마에서 근육이 움직이는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변화는 고무적이다.
오전에는 병원에 들러 전기자극과 적외선 재활치료를 받았다. 치료사에게 "잠잘 때 눈에 안 연고를 넣 고 잤더니 눈이 침침해져 안 연고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저도 이전에 안면 신경마비에 걸린적이 있다. 안 연고를 사용하면 다음날에 씻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눈이 건조해져서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나중에 회복되면 시력은 돌아온다"고 했다. 희망적인 말이었다.
한편 전날 회사에 가끔 오시는 분이 소개한 침 전문가가 사무실에 왔기에 상담을 받았다. 일반 침과는 다른,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식의 침술 사용자였다. 자신의 몸이 안 좋아서 고생하다가 중국 쪽의 백두산을 가다가 이 침술로 몸이 좋아져 간곡히 요청해 전수를 받았다고 했다. 이 침법을 다음에 받을지말지 알려주기로 하고 상담을 마쳤다. 아마도 회복이 되지않는다면 모르겠으나 현재로선 이 분의 침을 맞고싶은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만남이 인연인지라 사무실 사람들과 같이 점심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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