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신경마비(구안와사) 진단을 받은 지 27일째다.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회복 속도는 아주 느리다.
화요일은 재활치료를 받는 날이다. 오전에 병원으로 갔다. 예약시간보다 20여분 늦는 바람에 다른 환자가 내 담당 치료사의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어서 다음 예약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간호사가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보고 안되었던지 다른 시간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나는 흔쾌히 동의했다.
간호사는 오후에는 여분의 시간이 없다면서 내일 오전에 받을 것을 제안했다. 결국 이날 재활치료를 하지 못하고 다음날로 넘기게 됐다. 재활치료의 효과에 대해 썩 믿음이 가지는 않지만, 아까운 시간을 버린 것이 아쉬웠다. 치료를 받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병원으로 가는 것 자체가 참 어이없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자주 거울을 본다. 일어나면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보고, 자기 전에도 본다. 인중을 기준으로 인중이 얼마나 바르게 보이는지를 점검한다. 그리고 "우~" "오~" "이~" 하면서 입모양을 본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이마의 주름살은 균형에 가깝다가도 불균형이 심하게 나타나는 모습도 보인다. 왼쪽 눈 주위는 아직도 조임 현상이 느껴진다. 왜 이렇게 오래가는지 궁금하다.
이러다가 후유증이 남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특히 어제 재활의학과 원선재 교수의 말씀은 나의 치료 방법에 회의를 갖게 했다.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한심한 일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가능하다면 침을 맞아보면 좋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마침, 사무실 나오는 분이 전화로 "내일 침 맞으러 가자"고 다그쳤다. 누군가가 침을 맞으러 가기로 했는데 나도 함께 가자는 제안이었다. 침을 맞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차에, 이런 제안을 받았다. 사무실 일정이 있어서 주저하자, "일이 중하냐, 몸이 중하냐"고 질책했다. 내일 사정을 봐서 가능하면 가보려고 생각 중이다.
이제 한방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과연 침은 효과가 있을 건인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면 신경마비 29일째... 침을 맞다 (0) | 2023.06.14 |
---|---|
보톡스 가격, 얼마나 할까 (0) | 2023.06.14 |
안면 신경마비 26일째... 증세는 (0) | 2023.06.12 |
안면 신경마비 25일째... 증세는 (0) | 2023.06.11 |
안면 신경마비 24일째... 증세는 (0) | 2023.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