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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림-김만배 녹음파일' 분석(2), 윤석열 대통령 관련 부분

polplaza 2023. 9. 1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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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뉴스타파가 2023년 9월 7일 공개한 '김만배-신학림 72분 녹음파일'에서 '대선공작 기획 인터뷰' 논란을 낳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관련 부분을 찾아봤다. 대화 과정을 보면, 김 씨는 자연스럽게 박영수 변호사(전 특검)을 언급하면서 윤석열 대통령(녹음 당시는 검사)을 거론한다. 논란이 된 뉴스타파의 2022년 3월 6일자 보도는 대화록의 일부를 빼고 앞 뒤를 연결해 보도함으로써 사실을 왜곡보도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 이유를 따져보고자 한다.

(뉴스타파 2023.9.7. 공개 녹음파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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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파일에서, 김만배 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기존 사업자들의 자금난과 사업자 변경 등의 상황을 개략적으로 설명한다. 여러 사정으로 답보상태에 빠졌던 대장동 사업에 부산저축은행의 자금이 유입된다. 부산저축은행의 회장 처남인 조우형 씨가 대장동 사업 금융컨설팅을 하면서 부산저축은행 자금을 끌어왔다는 것이다. 김 씨는 언제 얼마가 투입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씨에 따르면, 2016년 부산저축은행사건 때 조 씨는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부산저축은행 회장도 수사를 받았다. 이 처남(조우형)이 다른 기자를 통해서 김 씨를 찾아와 "형님, 제가 이렇게 수사 받고 있는데 다른 기자분들이 해결 못해주는데... 형님이 좀 해결해 주세요"하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김 씨는 조 씨에게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해줬다"고 했다.

김 씨는 이와 관련, "내가 법조 오래 (취재한) 기자인데 내가 검사한테 가서, 대검 가서 내가 다 안다 솔직히. 아는데 '(박)길배야, '조우형이 내 동생이니까 해줘라' 하면 어떻게 되겠냐? 내가 돈 받고 해주는지 알지. '석열이 형, 내 동생이야' 이렇게 어떻게 하냐, 그 당시에 윤석열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과장. 박길배, ○○○이 남편이 주임검사야"라고 자신이 당시 수사팀을 꿰뚫고 있는 듯이 이야기했다.

김 씨는 이어 "통할 만한 사람(박영수)을 (조우형에게) 소개한 거지"라며 "박영수가 (조우형 사건 관련) 진단을 하더니 나한테 '야 그놈 보고 가서 덜덜덜덜 떨고 오니까,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라 그래. 대검에서 부르면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라 그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목에서 박영수 변호사는 조우형 씨 사건을 진단한 후, 해결할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김 씨는 "나도 모르고 그냥 (조우형한테) '야, 형님(박영수)이 그랬는데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란다' 그러니까, 진짜로 (조우형이 검찰에) 갔더니, (조우형한테) 커피 한 잔 주면서 '응, 얘기 다 들었어, 들었지? 가 인마' 이러면서 보내더래"라고 했다.

이 대목(녹음파일 14분 36초)에서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은 기자 출신 답게 '커피를 타 준 사람'이 누군지 팩트 체크를 한다.

신 씨는 "그 누가 (커피를 타 준 거야)? 아까 그 박길배인가 하는 검사가?"라고 묻는다.

이때 김 씨는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르면서"라고 말해 윤석열 대통령이 커피를 타 주고 내보낸 것처럼 대답했다. 그러자 신 씨는 "윤석열한테서 (커피를 받았나)?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라고 의아하다는 듯이 확인한다. 당시 대검 중수부 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피의자를 직접 만나 커피를 타 주고 "가 인마"라면서 내보냈다는 것은 상식으로 이해가 잘 안됐기 때문일 것이다.

'조 씨에게 커피 타주고 나가라고 한 인물이 윤석열이 맞는지' 되묻는 신 씨의 물음에 김 씨는 "응"이라고 일단 긍정 대답했다. 그런데 김 씨는 바로 이어서 "박길배가 커피 뭐 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 주더래"라고 말해 실제로는 윤석열 검사가 아니라 박길배 검사가 조 씨에게 커피를 타주고 조사 후 나가라고 한 인물임을 확인했다. 김 씨는 "그래서 (조우형)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신 씨의 기자 정신은 이 대목에서 다시 주목을 끈다. 신 씨는 "아니 잠깐만, 조우형이... 그러니까 박영수가..."라고 질문을 던질 기세를 보인다. 그러자 김 씨가 "이거 기사 나가면 나도 큰 일 나"라고 자신이 뱉은 말에 당혹스러워했다. 신 씨는 막무가내로 "이게 박영수가, 박영수가 그러면 윤석열이하고 통했던 거야?"라고 묻는다. 부산저축은행 자금 관련 조우형 사건이 '박영수-윤석열' 라인으로 무마됐다('사건이 없어졌어'라는 김 씨의 말)는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모습으로 파악된다.

(뉴스타파 2023.9.7. 공개 녹음파일 캡처)


김 씨는 이에 "(박영수가) 윤석열을 데리고 있던 애지"라며 (데리고 있었기 때문에) 통했지"라고 대답한다.

신 씨는 또 기자 정신으로 '박영수-윤석열-박길배-조우형' 등에 대해 김 씨가 한 말을 종합 정리한다. 신 씨는 "(김만배가) 조우형한테 박영수를 소개해주니까 박영수가 윤석열하고 통화를 해서, 그러면 조우형은 (대검에 조사받으러) 가가지고 박길배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온 거야. 아니면 윤석열하고 마시고 온 거야?"라고 묻는다. 신 씨는 김 씨의 발언 중 '사건이 없어진 것'은 이해했으나, 누가 그랬는지 알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 김 씨는 "아니, 아니, (조우형) 혼자. 거기서 타주니까 직원들이"라고 당초 언급과 달리 검사실 직원들이 타주었고, 그것도 혼자 마셨다는 듯이 대답했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타주었다는 말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김 씨는 신 씨의 확인 질문이 잇따르자 "(조우형이) 차 한 잔 어떻게 (검사와) 마시겠어. 갖다 놨는데 못 마시고 나온 거지"라고 말해 '윤석열 대통령 또는 박길배 검사가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준 것 처럼 말한 자신의 앞 부분 발언을 해프닝으로 정리했다.

그러자 신 씨는 "아니, 검사도 못 만나고 온 거야?"라고 실망한 눈치를 보인다.

김 씨는 "아니 검사를 만났는데..."라고 운을 뗐고, 신 씨는 "검사, 누구 검사를 만났는데?"라고 재차 확인한다. 김 씨는 "박길배를 만났는데. 박길배가 얽어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 시키고 부회장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키고 이랬지."라고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건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결론적으로 두 사람의 대화 녹취록에서 2016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부분을 정리하면, 회장과 부회장은 구속됐으나 대장동 개발사업에 자금을 끌어온 조우형 씨는 김만배 씨가 소개한 박영수 변호사 덕분에 무죄로 종결됐다. 조 씨를 조사한 검사는 박길배 검사이고, 조 씨를 얽어넣지 않고 그냥 봐준 검사도 박 검사이다.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준 사람은 검사실 직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조 씨 사건을 무마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팩트가 전혀 없다.

다만, 김 씨의 발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박길배 검사의 직속 상관이었고, 박영수 변호사는 검사 시절 윤 대통령의 상관이었으므로  윤 대통령이 조 씨 사건을 무마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증거도 없다는 것이 팩트이다. 뉴스타파는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녹음파일을 무리하게 짜깁기하여 대선 3일 전 보도함으로써 '대선조작 기획 인터뷰' 의혹을 자초한 셈이다.

문제의 뉴스타파 2022.3.6. 보도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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