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예상밖 가결.. 민주당 39명 이탈 추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예상을 뒤엎고 가까스로 통과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023년 9월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국회의원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에 대해 "총 투표자 195수 중 가(可) 149표, 부(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투표수 195표 중 찬성 149, 반대 136, 기권 6, 무효 4표로 가결"

('이재명 체포 동의안' 발표하는 김진표 국회의장)

이에 따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여부를 다투게 됐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195명이 표결에 참가한 만큼 최소 148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가결이 된다. 이날 찬성표는 149표였으므로 가까스로 과반을 넘긴 셈이다. 단 2표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단식으로 입원 중인 이 대표가 전날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한데 이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앞서 민주당 주도로 상정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175표로 가결되자 민주당이 단일대오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실제 표결에서 단 2표 차이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일반적인 예상이 빗나갔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기다리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 등의 모습이 보인다/ SBS 캡처)

이날 표결에는 재적 의원 298명 중 이재명 대표와 해외 출장 중인 국민의힘 소속 박진 외무장관, 구속 중인 윤관석 의원(전 민주당, 현 무소속) 등 3명이 빠진 295명이 참여했다.

정당 별로는 국민의힘 110명, '가결' 당론을 결정한 정의당 6명, 시대전환 1명, 국민의희망 1명, 그리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2명 등 총 120명은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분류된다. 그럴 경우, 찬성표를 던진 149명 가운데 최소 29명은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기권표(6)와 무효표(4)를 합치면 최소 39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부결에 동조하지 않고 이탈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첫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나 이 때는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당시 표결 결과는 찬성이 139표로 반대 138표보다 1표 많았다. 하지만 기권 9표, 무효 11표를 합산한 총 투표 결과에서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 처리됐다. 당시에도 민주당에서 최소 31표 이상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기권과 무효표에 치중돼 가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번에는 지난 2월 기권이나 무효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 중 최소 10명 이상이 찬성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집단적인 찬성표 선회가 정가의 예상을 깨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킨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투표 후 개표하는 의원들/ SB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