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예측하며 줄곧 윤 당선인을 지지했던 신평 변호사(66)가 '내 평생 감사한 일 5가지'를 자작시에서 구체적으로 밝혀 눈길을 끈다.
신 변호사는 2022년 4월 10일 SNS에 "화창한 봄날 새벽부터 집을 나와 무덤터를 닦았다"면서 "저의 아내의 것인데, 화장을 하고 뼛가루만 나무그릇에 넣어 살짝 땅 밑에 묻을 것"이라고 부부가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를 것임을 공개했다.
신 변호사는 "뒷면에 간단한 이력을 적을까 생각은 했으나, 그런 것이 죽음 후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여 그만두었다"며 "아이들이 그리고 후손이 생기면 그들이 피크닉와서 즐거운 담소를 하며 저와 제 아내를 추념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는 "멀리서 보니 체리나무들 사이 자리한 무덤터가 무척 아름답게 보인다"며 "비석에 새겨진 제 시"라고 '내 평생 감사한 일 5가지'라는 시를 공개했다.
신 변호사는 이 시에서 ▲평생 사람을 차별하지 않은 것 ▲누구에게 꿀리지 않은 것 ▲내 보잘 것 없음을 자주 돌아볼 수 있었던 것 ▲남의 고통과 슬픔에 함께 빠질 수 있었던 것 ▲하느님을 영접하여 내 마음을 정리하고 비울 수 있게 된 것 등 5가지를 '평생 감사한 일'로 꼽았다.
신 변호사는 한 페친이 "비석의 글귀를 보니 변호사님은 俗人(속인)의 경지를 초탈하신 분 같아 경외감 마저 듭니다. 저는 얼마나 더 갈고 닦아야 할까요. 저는 태어나서부터 가톨릭 신자로 살아오고 있는데 변호사님 앞에서는 제 신앙을 드러내는게 부끄러울 지경입니다"라고 하자 "허허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팔자가 워낙 거세다보니 조금 터득한 것이 있을 따름이지요"라고 답했다.
다음은 신 변호사가 쓴 '내 평생 감사한 일 5가지'라는 제목의 시 원문이다.
[내 평생 감사한 일 다섯 가지]
없는 집 열 남매 끄트머리로 태어나
못 먹고 못 입었어도
평생 사람을 차별하지 않게 되었으니 감사한 일이고
어릴 적의 무수한 난독(亂讀)으로
이제껏 누구에게 꿀리지 않아 좋았고
몸에 여러 불편한 구석이 있어
내 보잘 것 없음을 자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잦은 시련 속
억울하고 분하다며 허우적대었으나
차츰 남의 고통과 슬픔에 함께 빠질 수 있어 기뻤다
무엇보다
늦게나마 하느님을 영접하여
그분이 들어오실 내 마음 정리하여 비울 수 있었으니
끝날까지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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