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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 인물 '류의태'를 실존 인물로 성역화한 산청군에 맞선 남자

polplaza 2023. 1. 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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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숙종 때 어의를 지낸 거창 유 씨 유이태(劉以泰, 1652~1715)의 후손 유철호 한의학 박사가 최근 한 권의 책을 펴냈다. '조선의 히포크라테스 유이태'라는 책이다. KBS 역사스페셜 이순신 2부작 '영웅의 선택'과 '철저한 분석 한산대첩'을 쓴 방송작가 윤영수 씨와 공동 집필했다.

유 박사는 삼부시스템 대표로서 IT업계에 종사하면서도, 고향인 경남 산청군의 역사인물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이 책을 발간했다고 한다.

지난 1999년 방영된 MBC 드라마 '허준'의 인기에 편승해 산청군이 허준의 스승으로 등장한 가공의 인물 류의태를 실존인물로 성역화함으로써, 오히려 실존 인물 유이태가 외면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드라마에 나온 가공인물을 실존인물로 포장한 산청군은 역사의 진실을 바로 잡으라는 것이 유 박사의 목소리이다.

('조선의 히포크라테스 유이태' 책 표지/네티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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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 및 관계자들에 따르면, 산청군이 성역화한 류의태(柳義泰)는 드라마 허준에서 실존인물 유이태를 모델로 만든 허준의 스승(이순재 분)으로 나온다. 유이태는 허준(許浚, 1539~1615)의 사후에 태어났으므로 허준의 스승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류의태는 유이태를 모델로 한 가공인물일 뿐이다. 사단은 여기서 발생했다.

('류의태 약수터' 안내 표지판/네티즌 SNS)


진주 류 씨 종친회에서 족보에서 류의태를 찾으려고 했으나 실존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있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드라마의 상황적 논리와 설화 등을 빌미로 그를 족보에 올렸다고 한다.

산청군도 '류의태 실존인물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섰다. 군은 산청군 금서면 일대에 동의보감촌이라는 '한방테마파크'를 조성했다. 한편으로 류의태의 출생지(산청군 신안면 하정리)와 생몰연도(1516~1580)를 만들고 활동지역(산청군 금서면 화계리)까지 상상력으로 포장했다. 심지어 류의태의 영정을 제작해 박물관에 내걸었다. 가묘에 묘비와 동상도 세워놓고 매년 숭모제를 지내고 있다. 유이태가 탕약을 달였다는 설화가 전해오는 장군수 약수터를 '류의태 약수터'로 둔갑시켰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제31편 산음현’에 이 약수터가 유이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드라마에 나왔던 해부동굴도 만들어놨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이게 사실이라면 황당하고 코메디 같은 일" "참 어이없다" "정말 부끄러운 일" "허구의 인물을 족보에 넣는 사람들이 희한하다" "진주 류 씨 대종회는 지금이라도 가짜 인물에 대한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지자체가 지금이라도 바로 잡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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