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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만화가 이우영 별세, '저작권 소송'에 극단 선택한 듯

polplaza 2023. 3. 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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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만화로 유명한 이우영(51) 만화가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돼 만화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만화계에 따르면 이 씨는 2023년 3월 11일 오후 7시쯤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자택에서 '방문이 잠겨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에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유족들의 진술을 듣고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유족들은 이 씨가 그동안 저작권 소송문제에 시달려 매우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넷플릭스 등에서 상영 중인 극장판 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의 저작권을 둘러싸고 제작업체 측과 최근까지 법적 분쟁 중이었다.

(유튜브에서도 저작권 침해 신고를 받았다는 이우영 작가/유튜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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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2022년 1월 한 유튜브의 SNS에 올린 댓글에서 "넷플릭스 '검정고무신' 극장판(애니메이션)은 애초에 극장용이 아닌 TV판 시리즈에서 탈락한 에피소드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하면서 "심지어 원작자인 저에게 허락도 구하지 않고 만들었으며 얼마 되지 않는 원작료도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우영 작가가 2022년 1월 한 유튜브에 단 댓글)


그는 당시 "저는 현재 캐릭터 대행회사로부터 자신들의 허락 없이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등장시킨 만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피소되어 4년째 소송 진행 중"이라며 "원작자가 왜 캐릭터 대행회사 허락을 얻어서 만화를 그려야 하는지, 왜 피고인의 몸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라고 저작권 소송문제를 토로했다. 위 글은 2022년 1월 작성한 것으로 보이므로, 2023년 3월 기준으로 5년 째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 

만화계 인사들은 "작가에게 캐릭터는 분신이자 자식과도 같은 존재"라면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 제작업체 측이 원작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 마포구를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와 중학생 기철이의 가족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만화로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소년챔프'에 연재됐다. 그림은 이우영, 이우진 만화가가 그렸으며, 스토리는 이영일 작가가 썼다. 아이들에게 재미를, 어른들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인기를 모았다.

고인은 1972년 4월 서울에서 태어나 한영고를 졸업하고 공주 전문대에 다니다 중퇴 한 후 만화계에 입문했다.
데뷔작인 검정고무신의 성공에 힘입어 1995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뒤이어 애니메이션으로 1999년 한국방송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우수작품상, 2000년 대한민국영상만화대상 TV시리즈 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2018년부터 '검정고무신 작가 이우영'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팬들과 소통해 왔다. 2022년에는 용인예술과학대학(구 송담대)에서 웹툰만화과 교수로 임용돼 최근까지 학교에 나가기도 했다.

('검정고무신' 30주년인 2022년 그림/이우영 SNS 캡처)


만화는 소설과 달리 스토리와 그림으로 이뤄지는데, 그림 작가와 스토리 작가가 있다. 대체로 그림 작가(만화가)가 알려지지만, 스토리 작가의 역할과 중요성도 크다. 저작권이 강화되면서 등장인물인 캐릭터뿐만 아니라 스토리, 구성 등이 저작권으로 보호 대상이 된다.

문제는 만화나 소설 등의 1차 저작물을 2차 저작물로 만들 때 2차 저작물의 저작권과 사업권 등을 두고 주로 발생한다. TV용 애니메이션이나 극장판 애니메이션 등으로 2차 저작물을 제작할 경우 일반적으로 원작자에 대한 지분이나 로열티를 계약으로 정하는 것이 순리이다. 또, 캐릭터사업 대행사(에이전시) 등과의 계약 시에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차, 3차 저작물 제작자를 비롯해 캐릭터사업 에이전시 등과의 계약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검정고무신'과 같이 소송으로 가는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이우영 작가 그림/ 이우영 SNS 캡처)


한편 고인의 빈소는 강화군 강화읍 비에스종합병원 별관 B1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아래는 고인이 생전에 운영하던 유튜브에 팬들의 저작권 소송건 질문에 답한 댓글이다.

(이우영 작가의 2022년 9월경 유튜버 댓글 캡처)
(이우영 작가의 2023년 2월 유튜버 댓글 캡처)

 

(이우영 작가의 2023년 2월 유튜버 댓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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