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안면 신경마비 10일차... 기공치료 3일

polplaza 2023. 5. 27.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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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신경마비(구안와사) 진단을 받은 지 10일차다.

토요일 아침 일찍 기 치료를 받으러 갔다.  전날까지 이틀을 받아보았지만 전혀 변화가 없어 이날도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다. 소개해주신  분들과 기 치료를 하시는 분에게 3번 정도는 받아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기 치료 선생님은 오전 10시경 자택을 방문한 나를 반겨 주었다.

창가 쪽에 놓인 2개의 의자에 마주보고 앉아서 사소한 대화를 나누다가 기공치료를 시작했다.

선생은 어릴 때 할아버지가 침 놓는 걸 보고 배워 침을 놓기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침술 자격증이 없어 침은 그만뒀다고 했다. 37세 무렵 산에 들어가 기 수련을 하고, 이후 기공치료의 경력을 쌓았다고 했다. 과거 구안와사에 걸린 남성 환자를 완치시킨 사례를 얘기해 주었다. 아내가 강제로 데리고 오다시피 했다고 했다. 발병한 지 20일쯤 된 환자였는데, 병원에서 낫지 않아 기 치료를 1주일 정도 받고 완치됐다고 했다.

(글 내용과 무관한 사진)


그럭저럭 약 20여분이 흐른 후, 선생은 나의 왼쪽 가슴 쪽을 누르면서 "아프냐"고 물었다. '안 아프다'고 해야 맞는데, 나는 "좀 아프다"고 대답했다. 사실 좀 아팠다. 아픈데 안 아프다고 대답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선생은 약간 실망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잠시 후 "이렇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약 치료 중에는 기 치료가 잘 안 될 수 있다. 병원 처방을 다 하고도 낫지 않으면 그때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나는 "좋다"고 바로 대답했다. 기 치료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 치료를 계속 받는 것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생의 말처럼 병원 처방을 다 받았는데도 낫지 않는다면 그때 다시 받기로 한 것은 일종의 타협이다. 선생에게도, 나에게도 명분이 되는 셈이다.

기 치료는 이렇게 하여 3일만에 중단했다.

증세가 나타난지 10일째이지만, 호전 기미는 거의 없다. 오히려 발음이 더욱 어눌해졌다.

매주 토요일 시골 어머니에게 안부 전화는 하는데, 오늘 어머니가 알아채셨다. "목소리가 왜 그러냐고?" 나는 "별 거 아니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감기가 들었나? 몸 조심해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목소리가 아주 안 좋다"면서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하셨다. 그럼에도 더 걱정하실까 봐 얼굴에 신경마비가 왔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잠들기 전에는 유튜브를 통해 '구안와사',  '안면신경마비'를 검색하여 치료와 관련한 정보를 알아봤다. 안면마비 도수치료, 안면마비 마사지법, 구안와사에 좋은 음식 등 다양한 정보가 나와 있었다. 도수치료나 마사지법은 유튜브를 보면서 실제로 따라 하면 될 것이다. 구안화사에 좋은 음식으로는 기억나는 게 생강차, 부추, 해산물 등이다. 그동안 매일 마셔온 커피 대신 적어도 하루에 한잔 정도는 생강차를 마셔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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