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

마릴린 먼로, 한국전쟁 직후 한국 방문... 위문공연의 이정표

polplaza 2023. 7. 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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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섹스심벌'로 알려진 배우이자 가수였던 마릴린 먼로가 1954년 2월 16일 한국을 방문했다. 시기상으로 3년여 동안 한반도를 폐허로 만든 한국전쟁이 멈춘 직후였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돼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으로 정전 상태에 들어갔다. 휴전협정이 체결된지 약 7개월만에 그녀가 한국을 전격 방문한 것은 의외였다.

먼로는 방한 기간 4일 동안 주한 미군기지를 순회하면서 공연을 했다. 그녀는 총 10차례의 공연을 했으며, 약 10만명의  군인들이 관람했다고 한다. 그녀는 한국 공연에서 섹시한 매력과 화끈한 무대 매너, 매혹적인 창법을 선보여 할리우드에서도 유명해졌다. 미군 장병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가져다 주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에서 미군의 희생과 도전에 대한 미국 내 관심과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비행기에서 내리며 손 흔드는 마릴린 먼로/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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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네티즌들은 먼로의 한국 방문을 매우 의미있는 사건으로 평가한다. 한국은 전쟁의 상흔으로 불확실성과 불안요소들이 많았다. 먼로는 미군 장병들의 향수병과 일상의 답답함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역사적으로는 문화 아이콘으로서 위문공연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방한 기간 동안 무려 10차례나 공연을 강행군한 것은 그녀의 군인들에 대한 헌신과 애국심의 발로라는 분석을 낳았다.

먼로의 주한미군 공연은 이국만리 한국에서 전쟁을 치르고 지친 미군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었다. 또한 주한 미군과 그 가족들이 고국의 지원과 관심에 감사를 느끼게 했다.

(미군 장병들을 향해 거수경례하는 마릴린 먼로/영상 캡처)


먼로는 1962년 36세의 나이로 떠났지만, 그녀의 일생에 한국 방문은 사라질 수 없는 커다란 이정표였다. 주한 미군 병사들을 위문공연하기 위해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한국 방문을 결정한 그녀의 용기와 애국심은 엔터테인먼트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그녀의 한국 방문은 군인들을 위한 위문공연의 중요성과 효용성, 그 가치를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

먼로는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양쪽 어깨와 등이 완전히 드러난 핑크색 원피스를 입고 야외 공연을 했다. 한국의 2월은 겨울날씨여서 춥다. 장병들에게 기쁨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해 추위를 이겨낸 그녀의 프로정신을 엿볼 수 있다.

(1954년 2월 한국에서 위문공연하는 마릴린 먼로/해외 네티즌)

그녀는 당시 일본에서 신혼여행 중이었음에도 극동사령부가 제안한 위문공연을 수락했다. 이 때 먼로의 나이는 27세였다. 신혼 여행을 뒤로한 채 위문 공연에 나선 것은 대단한 결심이었고, 조국에 대한 봉사와 헌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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