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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동길 교수 1주년 추모식.. 장기표와 김동길의 인연

polplaza 2023. 10. 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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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동길 교수 1주년 추모식이 2023년 10월 4일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렸다. 장기표 선생은 이날 오후 사무실에서 열린 회의를 주재하다가 참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중간에 자리를 떴다. 김 교수의 추모식에 참석하러 간다고 했다. 장 선생은 "김 박사가 꼭 1년에 3~4차례 불러서 용돈을 주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최저 2백만원, 많게는 500만원을 주기도 했다고 했다. 여태껏 알려지지 않은 김 교수의 특별한 '베품정신'을 엿볼 수 있다.

장 선생은 이날 저녁 SNS(페이스북)에 올린 '김동길 박사 1주기 추모식에 다녀와서'라는 글에서 "나는 김동길 박사님과 평소 친한 사이가 아닌데도 1년에 몇 차례씩 나를 불러 상당한 양의 격려금도 주셨는데,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고인의 촌지를 언급했다. 김 박사는 장 선생과 같이 형편이 어려운 활동가들을 지원하고 격려하려고 했던 것 같다.

장 선생은 이 글에서 "오늘 몇 분께서 추모의 말씀을 했는데, 근래에 보기 드문 위인임을 증언하는 내용들이었다"며 "이미 잘 알려진 분이라 길게 말할 것 없이 두 가지만 적시하면 가진 재산은 1원도 남기지 않고 모두 연세대와 이화여대에 다 기증하셨고, 당신 몸은 연세대 의대에 해부용으로 내놓으셔서 1년이 되는 이번 10월 14일에 시신을 인수해서 장례를 모신다고 한다. 여러 모로 성인의 삶이었다"고 호평했다.

그는 이어 "김동길 박사님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대자유인’일 것 같다"면서 "진리의 삶에서 얻은 자유일 것도 같고, 해탈의 삶에서 오는 자유일 것도 같다"고 평가했다. 또 "이런 점에서 김동길 박사님은 자유분방한 삶을 사신 듯하면서도 한평생 ‘수행’의 삶을 사신 것으로 보인다"며 "김동길 박사님이 남기신 교훈이 오래 오래 그리고 널리 널리 전파되어 이 혼탁한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추모했다.

(고 김동길 박사 1주기 추모식이 열린 연세대 동문회관 3층/네티즌 SNS 캡처)


한편 김동길 교수는 2022년 10월 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김 교수는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났다.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한 그는 연세대 영문과에 입학했으나 전과해 사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에반스빌대에서 사학을, 보스턴대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귀국 후,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박정희 정권의 유신을 비판했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징역 15년, 자격정지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를 포기했다. 해직된 그는 1년간 복역 후 형집행정지로 석방돼 복직했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또 해직됐다. 그는 훗날 박정희 정권에 대해 "유신체제가 잘못된 것이 많지만 조국의 경제를 이만큼 만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현실 정치를 비판하면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1991년 강경대 치사사건을 비하하는 언급을 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을 사 강단을 떠났다. 1992년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해 그 해 4월 치러진 제14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어 치러진 대선에서 정 회장이 패배한 후 탈당과 정계은퇴를 선언하자 통일국민당의 대표를 맡았다. 그는 박찬종, 김종필 등 제3세력과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다가 여의치 않자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를 떠났다.

말년엔 유튜브 '김동길TV'를 통해 정치평론도 하고, 외부 강연도 했다. 그의 인생 궤적을 되돌아 보면, 70~80년 대는 진보 성향을, 90년대 이후에는 온건 보수, 2000년대 이후에는 점점 강성 보수 쪽으로 이동했음을 엿볼 수 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그는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하라. 장례식, 추모식은 일체 상략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했다. 저서도 100여권 남겼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뤄졌다.

'추모식을 일체 하지 말라'는 그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1주년 추모식이 열린 것은 '김동길 선생님 추모예배 준비모임'이라는 곳에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길 교수는 몸도 재산도 지식도 모두 사회에 남기고 떠났다.

(TV조선 2022.10.5. 김동길 교수 별세 보도 캡처)

 

(TV조선 2022.10.5. 김동길 박사 유언 보도 캡처)

 

2022.10.05 - [사이버정치마당] - 보수 원로논객 김동길 교수 별세, 향년 94세

 

보수 원로논객 김동길 교수 별세, 향년 94세

'이게 뭡니까?'라며 한국정치의 실상을 꼬집었던 보수 원로 논객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유족 등에 따르면, 김 교수는 2022년 10월 4일 밤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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