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전 대법원장 퇴임 후 77일만에 조희대 대법원장(프로필) 취임

조희대(66) 전 대법관이 2023년 12월 11일 제17대 대법원장에 취임한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한 지 77일 만이다. 

앞서 국회는 지난 12월 8일 본회의에 상정된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에 대해 출석 의원 292명 중 찬성 264명, 반대 18명, 기권 10명으로 가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조 전 대법관에게 대법원장 임명장을 수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희대(오른쪽) 신임 대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사진: 대통령실)

조 신임 대법원장은 1957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법학과(학사)를 졸업한 후,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주로 법학 방법론과 생명윤리와 법, 오판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기울였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법조인(사법연수원 13기)의 길에 들어섰다.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의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 연구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권 때인 2014년 3월 대법관에 임명돼 6년 임기를 채우고 2020년 3월 퇴임했다. 대법관 재임 시 소수 의견을 많이 냈으며, 따라서 '소신주의' ‘원칙주의자’ ‘선비형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사진: 성균관대학교 제공)

대법관 퇴임 후,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는 유명 로펌으로 가지 않고 대학(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선택해 석좌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러한 점이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 국회 본회의 임명 동의안 표결 등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이 조희대 교수를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배경에 대해 "대법관 퇴임 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서 연구 및 후학 양성만 신경 써 왔다"며 "이러한 점에서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 사법 신뢰를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되어 후보자로 지명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대법원장의 시급한 과제는 내년 1월 1일 임기가 종료되는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자 제청이다.

이와 관련. 조 대법원장은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후 기자들에게 "내일부터 당장 (후임자 제청)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법부 구성원들이 심기일전해 재판과 사법 행정 모두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에 가장 지적을 많이 받은 재판 지연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 인사 문제를 법과 원칙에 입각해 바로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조 대법원장은 임기 6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야 하는 처지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후임 대법원장까지 임명하고 퇴임할 것이라는 억측도 제기됐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정년(70세) 규정에 따라 2027년 6월 초까지 앞으로 약 3년 6개월 일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2027년 5월 9일 퇴임한다. 윤 대통령이 조 대법원장보다 약 1개월 먼저 퇴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