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2번째 안과 진료를 받다

polplaza 2024. 2. 2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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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1일(수) 오후.
안과진료를 받았다. 지난해 5월 갑자기 안면신경마비가 찾아온 후 눈이 침침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 안과진료였다. 첫 진료에서 오른쪽 눈의 망막에 이상이 있다고 했다. 재활치료가 거의 끝나는 올해 2월쯤 눈의 상태를 다시 보자고 했던 것이다. 바로 오늘이었다.

오전부터 봄비 같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예약시간에 늦어 택시를 탔다. 안과를 찾아온 환자들이 많았다. 수납을 하고 대기를 했다. 먼저 시력검사를 했다. 교정시력 검사였다. 안경을 낀 채로 시력 검사를 받았는데 0.4, 03이 나왔다. 어느 쪽이 0.4인지 모르겠다. 지난 번 검사 때보다 각각 0.1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눈의 초점 검사를 했다.

(안과진료에 앞서 각종 검사를 받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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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양쪽 눈에 무슨 물약을 넣었다. 이 약을 넣으면 시야가 흐려지고, 뿌옇게 된다고 했다. 지난번 진료 때 경험한 바가 있어 충분히 이해가 됐다. 진료를 마치고 병원 밖으로 나왔는데, 시야가 아주 뿌옇게 보여 내심 걱정됐던 적이 있었다. 평소 눈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

눈에 물약을 넣은 후, 눈동자 사진 촬영을 했다. 오른쪽, 왼쪽 눈 모두 촬영을 했다. 지난번 진료 때와 동일한 절차에 따라 검사를 받았다. 시력 검사부터 망막 검사까지의 눈 검사는 이 병원의 안과 진료를 받기 위한 사전 필수과정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담당 여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의사는 컴퓨터의 모니터를 보여주며, "지난 번 보다 좋아졌다"고 했다. 지난번 보다 시력도 약간 떨어지고 시야도 침침한 상태인데 '좋아졌다'고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내심 의아스러웠다. 의사는 모니터에 나타난 망막 사진 2장을 비교하면서 "여기를 보라"고 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번( 진료 때) 사진이고, 왼쪽 사진은 오늘 사진인데 지난 번 사진에 나타났던 이 선이 오늘 사진에는 없다"고 했다. "이것(망막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에서 떨어져 갈라져서 선으로 나타난 것)이 두꺼워지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다행히 없어졌다"고 했다. 따라서 지금은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안과진료 받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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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백내장 초기 증세로 보인다"며 "연말쯤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수술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의사는 "지금 수술할 필요는 없다"면서 "좀 더 지켜보자. 다음 예약을 잡아주겠다"고 했다. 눈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므로 나는 "그러자"고 했다. 6개월 후 다시 진료를 받기로 하고 병원을 나섰다. 진료비는 총 63,100원이 나왔다.

사진에 나타난 망막의 근육에서 갈라져 붙어 있던 가는 선(지난번 진료)이 사라진(이번 진료) 것에 대해 혼자 생각을 해봤다. 몇 달 전부터 눈 앞에 벌레 같은 물체가 어른 거리는 것과 관련이 있겠다 싶었다.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노화현상의 하나'라고 했다. 망막 근육 본체에서 떨어져 나온 그 선이 망막 뒤로 들어가 잔영이 돼서 시야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의사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사진 상 사라진 그 선(근육 줄기 같은 것)이 망막 뒤에 숨어 있는 것 같다.

눈 앞에 벌레처럼 아른거리는 검은 물체, 이것은 영원히 남아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없어지기도 하는 걸까. 다음 진료 때는 의사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단, 수술하라고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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