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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광주서갑에 옥중 출마, 당선될까

polplaza 2024. 3. 1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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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해 광주광역시 서갑에서 22대 총선에 출마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광주 서갑선거구의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비명계의 송갑섭(58) 의원으로 재선 국회의원이다. 송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을 지낸 조인철(60) 후보에게 패해 공직선거법상 이 선거구에서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지역 특성상 민주당 간판이 당선을 거의 보장하는 이곳에서 조인철 전 광주시부시장이 제22대 국회의 문턱에 올라선 아주 유리한 형세에 도달했다.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당선 안정권이라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일반적 시각이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송영길(61) 소나무당 대표다. 인천 계양구에서만 무려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인천시장과 민주당 당 대표를 지낸  송 대표가 서갑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예사롭지 않다. 단순한 출마가 아니라, 반드시 22대 국회에 진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친정집'인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진검승부를 불사한 것은 그만큼 '방탄'을 위한 배지가 절박하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국민의힘은 취약지인 이곳에 하헌식(58) 조선대학교 외래교수를 당 후보로 출전시킨 상태다. 진보당은 강승철(54) 서구갑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해놓고 있으나 본선까지 나올지는 의문이다.

(위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민주당 조인철, 국민의힘 하헌식, 진보당 강승철, 소나무당 송영길 예비후보/ 사진: 선관위 및 SNS)


조인철 민주당 후보는 전남 군서초, 해룡중, 광주 서석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학사(서문학)와 석사(경제학)를 마쳤다. 영국버밍엄대학에서 정책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행정고시(40회)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예산실에서 근무했다. 청와대 행정관과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를 거쳐 현재 조선대학교 특임교수와 민생예산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 후보는 '민생예산경제전문가'임을 내세우면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반드시 총선 승리하겠다"고 친명계임을 자부하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재선 의원인 송갑석 의원의 조직력을 깨고 승리한 여세를 몰아 당선까지 달려가겠다는 당찬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헌식 국민의힘 후보는 서구갑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 때는 광주광역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 때는 광주광역시장선거 예비후보로 뛰다가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조선대학교 경영대학원(경영학 석사)을 졸업한 그는 현재 조선대학교에서 외래교수를 맡고 있다.

강승철 진보당 후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출신으로 현재 진보당 광주 서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광주 석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대 정당의 대결이라면, 그동안 이 지역 표심의 추세로 볼 때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예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당 대표를 지낸 송영길 전 의원이 이곳에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민주당 조인철 후보에겐 일단 국회의원 당선 길목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광주대동고를 나온 송영길 대표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으로 경영학과(학사)를 졸업했다. 사법시험(36회)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에 입문해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 당 대표를 역임하는 등 민주당내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지난 2000년 5월 17일 '새천년NHK' 가라오케 사건 때 술자리에 동석한 사실이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으나 용케도 주요 선거에서 거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당 대표 경선 때 벌어진 '돈봉투' 사건이 뒤늦게 터져 탄탄대로로 보였던 그의 정치 인생이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순간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그에겐 정치 생명에 사활이 걸린 선거인 셈이다.

정가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 후 송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선거구를 이재명 대표에게 물려준 사실을 감안해 볼 때, 이 대표가 '보은' 차원에서 송 대표를 이번 총선에서 간접 또는 우회적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 있다. 한편에서는 이 대표의 이번 '친명 공천' 과정으로 볼 때, 이 참에 송 대표를 낙선시켜 완전히 정계에서 몰아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는 송 대표가 민주당과의 총선 연대를 요청했지만 민주당이 거절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송영길 대표는 자신의 화려한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조인철 후보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놓인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우선 민주당 간판이 없고,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돼 있고, 부인이 대신 선거전을 치러야 하는 등 손발이 묶여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나무당 당명과 로고를 만든 손혜원 전 의원을 비롯, 최대집 전 의사협회장,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정철승 변호사, 김도현 전 주베트남 대사 등이 송 대표의 옥중 출마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의외의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당내 경선에서 조직력과 인지도를 갖춘 재선 국회의원을 꺾은 민주당 조인철 후보가 송 대표마저 제치고 끝까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송 대표가 옥중출마의 불리함을 딛고 의외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지, 그리고 취약지역에서 고군분투해온 국민의힘 하헌식 후보가 얼마나 득표를 할지, 광주 서갑 유권자들의 표심과 선택에 정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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