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모더나' 없어서 '화이자' 백신 맞았다

polplaza 2021. 8. 16. 16:49
반응형

[편집자주] 8.15 광복절 대체 공휴일인 오늘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당초 공휴일인줄 모르고 예약했는데, 백신접종 의료기관은 업무를 하고 있었다. 최근 백신 부작용 뉴스 때문에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내심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 예약한 날이 왔다. 언론 보도에는 8월 16일부터는 50~54세 연령대가 맞는다고 했다. 나는 55~60세 사이에 해당하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백신을 맞고 나오면서 돌아본 병원)


아무튼 예약 시간에 맞춰 예약한 병원으로 갔다. 며칠 전부터 문자로 예약일과 시간을 알려줘서 편리했다. 병원에 갔더니 약 10명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간호사가 나에게 신분증을 확인한 후, '체크리스트(코로나 19 예방접종 예진표)'를 주면서 각 항목에 체크해달라고 했다. 해달라는대로 해주고,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그 사이 간호사가 앉아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한명씩 부르면서 "가셔도 된다"고 했다. 백신 접종 후 갑작스런 후유증에 대비해 병원 안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에게 15분이 지났으니 괜찮다고 알려주는 안내였다.

(백신을 맞기 전에 제출용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진표')



먼저 왔던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가서 백신을 맞고 나왔다. 내 차례가 돼서 의사실로 들어갔다.
의사가 몇가지 확인하면서 물었다. "이번에 접종하는 백신은 화이자 입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안 맞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 예약할 때는 모더나 백신이었는데, 왜 바뀌었습니까?"
"그건 모더나 백신이 모라자서 그렇습니다. 모더나와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의 화이자로 대체됐습니다."
"문자로 왔던데 자세히 못봤습니다."
"수도권에는 지금 모더나 접종을 하는 병원이 없습니다. 지방에는 이미 배급된 극히 일부 지역에서 모더나 접종을 하는 것으로 압니다. 화이자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으시면 안맞으셔도 됩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맞지요."
"분명히 화이자 백신을 맞으시는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혹시 나중에 근육통이나 두통이 생기면 타이레놀 진통약 계열의 약을 드세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꼭 타이레놀 같은 것을 먹어야 하나요?"
"그 약에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 약 계통으로 먹어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의사 선생은 어떤 성분의 명칭을 '6자 정도'로 분명히 댔는데, 기억할 수 없다. 어쨌든 참기힘든 진통이 오면 타이레놀을 준비해뒀다가 먹으면 효과가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 와중에도, 담당의사는 나에게 모더나가 아니라 화이자 백신을 주사한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원래 주문했던 것이 화이자로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나중에 부작용이 생겨도 환자가 원해서 맞았다는 것을 확실히 해두기 위한 조치로 인식됐다.

(백신을 맞고 대기 중인 필자)


지난 7월 백신접종을 예약할 때는 모더나였는데, 오늘 나는 모더나가 아닌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주사는 주사실로 이동해 왼쪽 어깨 위에 맞았다. 간호사가 손에 든 주사 바늘이 길어보여 공포스러웠지만, 약간 따끔하면서 끝났다. 병원 대기실에서 15분쯤 앉아 있으니까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밖으로 나가도 좋다고 했다.

병원을 나오면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안내문'을 한장 들고왔다. 코로나19 백신의 종류와 예방접종 전 주의사항, 예방접종 후 주의사항, 예방접종 후 발생 가능한 이상반응, 예방접종피해 국가보상제도 안내 등이 적혀 있었다. 앞으로 어떤 후유증이 있을 것인지, 아니면 없을 것인지 알 수 없다.

(질병관리청의 1차 접종 확인 및 2차 접종 안내 문자 캡처)


질병관리청의 '1차접종등록 증명 및 2차접종기간 안내'에 따르면, 접종 후 최소 3시간 이상 안정을 취하고 다음날까지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최소 3일간은 특별한 증세가 나타나는지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만일 35도˚C 이상의 고열이 있거나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 심근염, 심낭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편 이발관을 운영하는 80세 가까운 노인은 1, 2차 접종을 화이자로 모두 마쳤다면서, 1차 때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백신을 맞고 와서 일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2차 때 크게 고생했다고 알려주었다. 백신 접종 3일째에 소주를 좀 마셨는데, 몸에 고열이 나고 알레르기 증상이 와서 큰 병원에 갔더니 다들 '코로나19' 감염자인줄 알고 아예 문전박대했다고 했다. 겨우 안면이 있던 동네 작은 병원에 가서 '몸살감기' 약을 처방받아서 나았다고 했다. 백신을 맞은 후, 최소한 1주일 동안은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할아버지는 강조했다.

(mRNA백신 2차접종 간격이 당초 3,4주에서 5,6주로 늘어나고 모더나 백신이 다른 백신으로 변경됐다고 고지한 문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