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꿈 속에서 친구

polplaza 2021. 8. 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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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꿈을 꾼다. 어떤 꿈을 꾸느냐에 따라 하루 종일 마음이 뒤숭숭하기도 하고,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러나 별일 없이 하루가 다 지나간다. 늘 하던 생활 그대로 하루가 마감된다.

오늘 꿈은 나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고하여, 나의 감정을 그대로 실행에 옮겨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후회라는 것은 뭔가 말이나 행동으로 옮겼을 때 생긴다.

물론 상대방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주의와 경고를 줘야겠다는 생각도 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반발심이 작용한다. 그 강도가 '폭발' 수준으로 높아질 수록 상대에 대한 배려는 없다. 자신의 감정이 앞서기 때문에, 상대가 어떻게 되든 2차적 상황을 생각지 않는다. 나의 감정 폭발이 우선이다. 이 상황에서 상대방은 '방어 능력'이 없거나, 미처 대비하지 못한다면 큰 불행을 당할 수 있다.
꿈 속에서 평소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현실에서도 전혀 발생할 수 없는 일이었다. 중학교 친구가 나의 몸에 손을 대고 있었다. 성인이 돼서도 만나던 친구이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모임을 갖지 못해 못본지는 제법 됐다. 꿈 속에서 불쾌해진 나는 그 친구를 양손으로 밀쳐냈다.

단호하게.
불쾌하다고 생각하면서.
그 친구가 뒤로 넘어지면서 낭떠러지 같은 곳으로 추락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순간, 나는 꿈에서 깼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 왜 꿈 속에서 벌어졌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런데 하루를 지내면서 하나의 깨달음이 생겨났다.
'불쾌한 감정을 폭발시키지 말자.'




그 친구는 나의 꿈과 전혀 상관없다. 그가 내 꿈에 나타났지만 그는 같은 시간에 같은 꿈을 꾸지 않았을 것이다. 내 꿈에 나타나서 친구가 한 행동은 현실 속의 그 친구가 아니다. 내가 꿈에서 만난 환상이었을 뿐이다. 그 친구를 미워할 이유도 없고, 증오할 이유도 없다. 평소 그런 친구도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친구가 아니다. 그런 친구를 꿈 속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 것은 나의 순간적 감정 때문이었다. 그의 행동이 불쾌하고 용서할 수 없다는 반감이 컸던 탓이다. 나는 어느 정도 불만을 해소하였지만, 그 후과는 친구를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했다. 꿈 속에서였지만,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이해와 용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살아온 나날을 되돌아보면,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깨닫게 된다. 이해와 용서하는 삶을 산다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해와 용서를 못한다면, 마음은 복수심으로 불타서 스스로를 불타게 할 수 있다. 설령 복수를 이룬다하더라도 복수는 복수로 점철돼서 모두를 망하게 할 수 있다.

후회하지 않는 삶, 마음이 편한한 삶. 그런 인생을 영위하려면 만사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지혜를 키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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