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콘텐츠·IP

Cyber 캐릭터전시회 이야기

polplaza 2021. 2. 2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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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서울캐릭터쇼를 주최했던 한국캐릭터협회는 본 행사 외에 부대 행사로 캐릭터공모전과 사이버캐릭터박람회를 추진했다. 캐릭터협회는 당시 포털 점유율 1위였던 '다음' 측에 사이버캐릭터전시회를 제안하였고, 만화 콘텐츠를 서비스하던 다음 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무 회의를 한두 차례 가진 후, 사이버캐릭터박람회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명칭은 캐릭터협회가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주최하는 '서울캐릭터쇼'를 넣기로 하고, 부차적으로 공동 주최자인 다음과 협회(영문 약칭 KOCA), 그리고 개최 연도와 온라인의 의미로 '사이버(Cyber)'를 추가하기로 했다. 전체 명칭은 다소 길어졌지만, 상호 합의한 내용이라 전혀 이의가 없었다. 

정식 행사 명칭은 'DAUM-KOCA 2002 사이버서울캐릭터쇼'였다. 약칭은 '사이버서울캐릭터쇼'였다.

 

(DAUM-KOCA 2002 사이버서울캐릭터쇼 메인 페이지 시안/ 최종 페이지는 캐릭터 저작권과 참가사 캐릭터 우선에 따라 수정됐음)

 


2002년은 문화부가 코엑스에서 대한민국캐릭터페어를 동시 개최하여 민간 협회 주최의 서울캐릭터쇼와 양분되는 바람에 캐릭터 업계에서도 혼란이 컸다. 이런 가운데 사이버서울캐릭터쇼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양측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들뿐만 아니라 두 전시회에 참가하지 못한 업체들도 온라인에서 홍보 및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서울캐릭터쇼는 심평보 캐릭터협회 사무국장이 아이디어를 내고, 전체 운영 방안을 기획했다. 다음 측은 심 국장의 기획 내용을 디자인과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했다. 업무 분장을 한 것이다. 사이버캐릭터쇼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실무적으로 거의 끝나갈 무렵, 다음 측이 갑자기 사이버서울캐릭터쇼를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고 협회에 전화 통보를 했다. 이유인즉, 대한민국캐릭터페어를 주관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어린이 프로그램을 주로 방영하는 EBS(교육방송)를 통해 광고를 많이 내면서, 문화부와 산자부가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캐릭터페어를 주 행사로 인식한 것이다.

다음 측 관계자들은 "올해 캐릭터전시회가 서울캐릭터쇼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서울캐릭터쇼와 한국캐릭터페어가 동시에 개최되는 줄 몰랐다"고 했다. 기업으로서는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캐릭터협회와 사이버서울캐릭터쇼를 진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협회 측은 이미 상당 부분 사이버캐릭터쇼를 위해 프로그램 개발이 거의 완료됐고, 협회 회원사들과 업체들에게 사이버캐릭터쇼 홍보를 한 상황에서, 전시회를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다음 측을 설득했다. 이로 인해 약 열흘 정도의 준비 시간이 허비됐다.

다음 측은 협회의 끈질긴 설득에 사이버캐릭터전시회 개최를 최종 수용했다. 다음 측의 문제로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된 점을 감안하여, 개막일을 8월 5일에서 20일로 미루고 전시 기간은 당초 8주에서 10주간(10월 31일까지)으로 연장했다. 

사이버서울캐릭터쇼는 이렇게 곡절을 겪으면서 대원씨앤에이, 시공사, 곰탱이, 웰컴상사, 디앤피시스템 등 20여개사(개인 디자이너 포함)가 참가했다. 예상보다 적은 숫자였다. 오프라인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들이 사이버전시회를 준비하기엔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적어도 수개월 전 준비하여 홍보했더라면, 더 많은 업체들이 참가했을 텐데 시간이 촉박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전시회에 참가했던 업체들은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음 측이 포털 전면에 사이버서울캐릭터쇼 배너나 텍스트로 수시로 홍보해주었기 때문에 사이버서울캐릭터쇼 페이지를 찾는 방문객들이 많았다. 곰탱이, 디앤피시스템, 두손 등 참가업체들의 경품 이벤트 행사와 네티즌 인기투표도 진행됐다. 인기상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곰탱이 캐릭터가 차지했다.

한국캐릭터협회는 2003년 초 문화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서울캐릭터쇼와 대한민국캐릭터페어를 서울캐릭터페어로 통합 개최하기로 합의할 당시, 사이버서울캐릭터쇼도 공동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실무자로 구성된 서울캐릭터페어 공동사무국은 실무자 회의에서 사이버캐릭터전시회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실무회의에서 역량이 분산되면 서울캐릭터페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이버전시회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사이버서울캐릭터쇼는 2002년 처음 개최된 후,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02 사이버서울캐릭터쇼 안내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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