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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 새 영정 논란에 "이몽룡도 못 알아보는 억지 춘향" 비판도

polplaza 2023. 6. 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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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남원시가 춘향이의 새 영정을 공개한 후 논란이 꼬리를 물고 있다.

남원시가 이전에 있었던 춘향이의 초상화를 버리고 새 초상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화가의 문제였다. 옛 초상화를 그린 화가가 친일 논란을 야기한 이당 김인호 화백이었기 때문이다. 2020년 춘향이의 초상화를 철거할 당시 춘향영정교체위원장은 "앞으로 춘향 사당을 처음 건립했을 때 그 3.1 독립정신, 민족혼을 살려서 사당이 제대로 최초의 그 뜻을 살릴 수 있도록... " 했다고 한다.

한 네티즌은 "도대체 춘향과 3.1독립정신, 민족혼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이냐"며 "춘향이 유관순이었나, 논개였나?"라고 일갈했다. '친일 논란'의 화가가 그려서 문제라는 것은 수긍한다고 하더라도 춘향이를 3.1 독립정신과 민족혼에 결부시키는 것은 지나친 정치적 의미 부여라는 비판이다. 

여하튼 남원시는 '친일파'가 그린 춘향 초상화를 철거하고 1억 7천만원(1억원, 1억 2천만원 등의 보도도 있음)의 예산을 들여 새 초상화를 그렸다. 김현철 작가가 4개월여 걸려 그린 이 초상화가 최근 공개되자, "17살 춘향이 같지 않다" "춘향이의 어머니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남원지역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몽룡도 못 알아보는 억지 춘향?"

(춘향 새 초상화/네티즌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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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 씨는 "춘향이 영정을 그린 작가가 친일 작가라는 이유로 시 예산 1억7천만원을 들여 다시 그리게 했는데, 중년의 춘향이가 나왔다고 한다"면서 "예술과 문화를 전공하지않은 이들에 의해 디자인과 예술이 재단되는 일이 줄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민들은 이를 두고 '억지 춘향'이라 한단다"라며 "이 프로젝트를 요약하자면, 친일 논란으로 새 작가가 1억7천만원 획득(!)한 셈"이라고 표현했다.

LeeOOO 씨는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에 불과한 춘향의 외모 가지고 무슨 실존인물인 양 인의화 하는 것도 정신병같다"면서도 "특정 그림쟁이 화가에게 모든 권한을 주고 그것도 1억(누구는 1억7천이라고 하는 말도 있음)을 주고 그려놓고 난리치는건 좀 아쉽다"고 했다. 그는 춘향 미술대회를 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 네티즌은 "내가 우려하는 건 닮았냐, 아니냐가 아니다. 춘향 영정(?)이라니... 춘향이 실존 인물이라도 되나"라며 "실존 역사인물도 아닌 소설 주인공의 영정을 만드는 것도 모자라 제사까지 지낸다고 한다. 가상 존재의 영정을 만들어 제사까지 드린다면 그건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상한 인지능력과 인식 및 의식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고모 씨는 " 춘향이의 배경이 된 시대에 저렇게 저고리를 짧게 입던 사람은 여염집 처자는 아니다. 기생들이 저렇게 입었다고 알고 있다"면서 "저걸 승인해 준 사람들과 화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저런 인물을 창조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화가 페친 여러분은 저 상황이 납득이 되느냐"고 물었다.

다른 네티즌은 "원래 춘향 모습이 어떠했는가에 대한 '고증'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뭐가 원래 춘향이고 뭐가 억지 춘향이냐는 논쟁은 1도 의미 없다"면서 "다만 춘향의 모습을 그리는 목적이 정치 프로파간다에 있는건지, 그냥 탈정치화된 방식으로 재밌는 옛날이야기 주인공을 그려서 애들한테 보여주려는 것인지는 솔직하게 밝히고 얘기하면 좋겠다"고 정치적 배경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구모 씨도 "예술에 정치 넣지 마라"면서 "역사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들을 정치 프레임 씌워 철거하고 저따위 프로파간다 그림이나 그려넣고 있으니"라고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새 영정을 작가의 본인 자화상을 그린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춘향 영정에 작가 본인의 얼굴을 그려넣었다는 ‘모나리자설‘이 있다"면서 "그러고 보니 코가 살짝 비슷한 거 같기도… 어제 오늘 사람들이 죄다 이 얘기만 함. 그냥 웃자고 한 말임. 난 작픔엔 사견 없음"이라고 사족을 달았다.

(네티즌 SNS 캡처)

 

(역대 춘향 초상화/네티즌 SNS)


한 네티즌은 영화 '방자전'에서 춘향이를 열연한 배우 조여정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본 가장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춘향은 영화 방자전에서 조여정이 연기하신 춘향이었다"고 소개했다..

('방자전'에서 춘향이 역을 맡은 조여정/네티즌 SNS)


SNS에서는 남원 시민들의 투표 사진도 올라왔다. 선호도 조사인데, 압도적으로 이전 초상화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네티즌 SNS)


이번 춘향이 초상화 논란은 '춘향전'이라는 소설 속의 주인공 캐릭터를 남원시의 관광문화상품으로 개발하는데 주안점을 두기보다 정치적 이슈로 이용하려고 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춘향이 초상화 개발에 관여한 공무원들과 관계자들은 시민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권원적 상품 가치를 무시하고 정치적 선전 가치에만 집착한 오류를 통렬히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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