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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정치부 기자가 본 '신학림-김만배 대화록 전문' 분석(1)

polplaza 2023. 9. 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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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대 대선 직전 '뉴스타파'가 보도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인물 김만배 씨의 대화 녹취록이 뒤늦게 '대선 공작 기획 인터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다. 뉴스타파는 최근 지난 2022년 3월 6일 보도에 대해 사과를 표명하고 신 전 위원장이 제보한 '72분간 진행된 인터뷰' 녹취록 전문과 녹음파일 원본을 공개했다. 대화의 전문을 읽고 녹음파일을 들으면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목적으로 이 인터뷰가 진행됐는지 유추할 수 있다. 전직 정치부 기자의 입장에서 이 파일을 분석해본다.

(뉴스타파 2023.9.7. 신학림-김만배 녹음파일 공개영상 캡처)


신학림 전 위원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취재 차 김만배 씨 만난 듯

녹음파일 초반부에 신 씨가 김 씨에게 뜬금없이 "이거는 기획개발이라는 거 잖아?"라는 질문이 나온다.
김 씨는 "아니야. 리스크 안고 투자해서 하는건 데"라고 대답한다.
김 씨는 걸려온 제3자와 전화 통화를 끝낸 후 "내가 설명해줄 게. 형이 그 다음에 질문해. 이 대장동의 사업지에 밝혀지지 않은 얘기들이 있는 거야"라며 대장동 사업에 얽힌 자초지종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초반부 두 사람의 대화를 시작으로 대화 전체의 흐름을 살펴볼 때, 신 씨는 과거 언론사 후배 김만배 씨를 단순히 과거 인연으로 찾아간 게 아니라 취재 차 간 것으로 파악된다.

두 사람이 만난 2021년 9월 15일은 대장동 사건이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한 시기다.
앞서 2021년 8월 31일 경기경제신문은 기자수첩을 통해 '이재명 후보님, (주)화천대유자산관리는 누구 것입니까?'라고 대장동 사건을 처음으로 제기했으나 중앙언론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다. 그런데 장기표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가 9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장동 게이트' 국정조사와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들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대장동 사건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따라서 뉴스타파의 전문위원이었던 신 씨가 김만배 씨를 만난 것은 대선 정국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장동 개발사업을 취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판단된다. 신 씨는 만날 시간과 장소를 약속하는 사전 전화 통화에서 '대장동 사건'에 대해 취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것으로 짐작된다. 김 씨는 언론계 선배로서 잘 아는 신 씨가 취재하겠다고 하니까 부담없이 흔쾌히 승낙하고, 신 씨에게 대장동 사업에 대해 설명할 내용과 자신의 의도(기사 방향)가 담긴 워딩을 미리 준비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화 초반부에 신 씨가 '기획개발 아니냐'고 묻고 김 씨가 "내가 설명해 줄게. 형이 그 다음에 질문해"라고 말한 대목에서, 두 사람은 사전에 '대장동 취재' 약속으로 만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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