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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 환송

polplaza 2023. 10. 2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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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위안부' 저서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 등으로 표현하여 유죄를 선고받았던 박유하(66) 세종대학교 명예교수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023년 10월 26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각 표현은 피고인의 학문적 주장 내지 의견의 표명으로 평가함이 타당하고,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만한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렵다"면서 박 교수에게 1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박유하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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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가 2014년 6월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지 9년 4개월, 2015년 11월 검찰이 기소한지 8년,  2017년 11월 상고가 접수된지 무려 6년만에 나온 결과이다. 

박 교수는 2013년 8월 출간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으로 표현하고 일본의 강제 연행이 없었다고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위안부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2015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박 교수는 1심에서 무죄, 항소심에서 벌금 1천만원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박유하 교수 사건의 대법원 판결 선고기일 고지문/박유하 SNS)


박 교수는 이날 SNS에 ' 대법원 판결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 ’학문의자유‘를 둘러싼 판결이었지만, 실제로는 국가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하고 말할 자유, 그러니까 근본적으로는 사상의 자유를 둘러싼 판결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판결은 대한민국에 국민의 사상을 보장하는 자유가 있는지에 관한 판결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박 교수는 "오늘 판결은 아직 끝이 아니다. 민사 재판이 남아 있고 어쩔 수 없이 책을 삭제해야 했던 가처분재판을 다시 해야한다"면서 "그 모든 것이 다 끝나고 저의 책과 저의 인생이 제자리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로운 생각이 보장되는 민주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싸움은 위안부 할머니들과 저와의 싸움이 아니라 할머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저와의 싸움"이라면서 "주변인들이 저의 책을 문제 삼은 이유는 첫째, <제국의 위안부> 출간 이후 제가 나눔의집에 거주하시던 할머니들을 만나 일본의 사죄와 보상에 관한 그분들의 생각을 직접 들으려 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저의 책이  세상에 받아들여 지는 것을 두려워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 결정이 나온 후, 박 교수가 SNS에 소회를 밝힌 글의 전문은 아래와 같다.

대법원 판결에 부쳐

2014년 6월에 명예훼손고발을 당했습니다. 제가 굳이 ’고소‘아닌 ‘고발‘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미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는 것처럼 이 싸움은 위안부 할머니들과 저와의 싸움이 아니라 할머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저와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판결이, 그 사실이 보다 명확히 인식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변인들이 저의 책을 문제 삼은 이유는 
첫째, 
<제국의 위안부> 출간 이후 제가 나눔의집에 거주하시던 할머니들을 만나 일본의 사죄와 보상에 관한 그분들의 생각을 직접 들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접근 금지를 요구당한 이유입니다)
둘째,
저의 책이  세상에 받아들여 지는 것을 두려워 했기 때문입니다.(출간 이후 개최한 심포지엄에 대한 한일 언론의 비상한 관심 직후에 고발이 이루어진 이유입니다. 또한 이후 나온 일본어판이 두개의 상을 수상한 직후에 기소가 이루어진 이유입니다)

주변인들은, 저의 책이 위안부를 ’매춘부’라 했고 ‘강제연행‘을 부정했다는(물론 이 역시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는 말로 위안부를 둘러싼 ’사실‘을 문제시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은 그들은 위안부 문제에 관한 그들의 해결방식에 대한 저의 이의제기에 불만을 품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내내 ’법적 해결‘을 부정하지 않았느냐면서 추궁당한 이유이기도 합니다.바꿔 말하면, 강제연행 주장은 자신들의 해결방식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주장이었습니다.

저는 여러 해가 지나고 나서야 그런 주장의 실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 일본이 수교할 경우 ‘법적배상’을 받기 위한 목적이, 그토록 오래 이어진 위안부문제의 배경에 있었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한국이 공식적으로 받지 못했던 식민지 배상을 북한이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 위안부 문제 운동의 감추어진 목적이었습니다.

그 목적 자체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 않겠습니다.
중요한 건 그런 주변인들의 주장이 어느새 국민상식이 되고 국가의 견해가 되면서, 그에 반하는 의견을 국가가 처벌하려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이 바로 <제국의 위안부>소송사건입니다.

물론 이미 세간에 밝혀진, 개인적 혹은 소속단체의 이익구조 유지를 위한 목적도 주변인들에게는 있었습니다. 저를 고발한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이 횡령죄 혐의로 감옥에 구속 중이고, 윤미향 전 정대협 대표 가 같은 혐의로 징역형 선고를 받은 사실, 그리고 저와 가장 가까웠고 이 두사람에게 비판적이면서도 그 말을 공적으로는 하지 못했던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신 직후에 고발당한 사실 역시, <제국의 위안부>사태의 또 하나의 배경을 짐작하게 해 줄 것입니다.

’학문의자유‘를 둘러싼 판결이었지만, 실제로는
국가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하고 말할 자유, 그러니까 근본적으로는 사상의 자유를 둘러싼 판결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판결은 대한민국에 국민의 사상을 보장하는 자유가 있는지에 관한 판결이었다고 저 자신은 생각합니다.

저는 한번도 <제국의 위안부>사태가 ‘학문의 자유’를 둘러싼 소송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말로 보호받아야 할 만큼 위안부 할머니들의 대척점에 있는 책이 아니라, 오히려 위안부 할머니들 편에 서서 쓴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은 책이 나온 직후의 언론 반응이 일찌기 말해 준 바 있습니다.

오늘 판결은 아직 끝이 아닙니다. 민사 재판이 남아 있고 어쩔 수 없이 책을 삭제해야 했던 가처분재판을 다시 해야 합니다. 그 모든 것이 다 끝나고 저의 책과 저의 인생이 제자리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로운 생각이 보장되는 민주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급적 고발 10년이 되는 내년 6월 이전에 이루어져, 운동가들과 일부학자, 그리고 국가가 그에 동조해 묶어 두었던 저의 손과 발이 이제는 자유로워지기를 바랍니다.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양극단이 목소리가 큰 가운데, 저는 그 양쪽을 비판하면서 제3의 생각을 내놓았습니다. 역사는 단순화하면 할수록 오히려 우리 자신을 볼 수 없도록 만듭니다. 그 복잡한 결을 따라가 보려 했던 저의 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10년 가까이 되는 긴 세월을 한결같이 지지하고 응원하며 함께 해 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오늘의 판결을 제가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분들 덕분입니다. 그분들이 제겐 대한민국의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목소리가 작지만 그런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국내외에 자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합니다. 제 책이 그런 흐름에 일조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서 한국사회가 바뀔 수 있다면, 이 오랜 기간에 걸친 고통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2023년10월26일
박유하

 

2022.09.01 - [사이버정치마당] - 박유하 교수, '제국의 위안부' 소송 관련 기자회견 전문

 

박유하 교수, '제국의 위안부' 소송 관련 기자회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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