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한덕수 총리 겸 대통령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한 총리 차출 및 추대론을 제기하면서, 일부 언론들도 한 총리를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포함시켜 띄워 주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속을 들여다보면, 한 총리의 지지율은 김문수, 홍준표, 한동훈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지지층과 중복돼 독자적인 지지표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총리 입장에서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와 여론조사 경선을 벌여 범여권 단일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 등과 여론조사 등의 경선방법을 통해 만에 하나 이른바 ‘반 이재명 빅텐트의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총리는 대선주자로 나서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음을 냉철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한 총리는 선거판에 뛰어드는 순간, 특히 단일후보가 됐을 경우엔 더욱더 물불 가리지 않는 야권의 온갖 검증과 마타도어, 정치공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만일, 한 총리 개인의 검증문제로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그 책임과 비난은 엄청날 것이다. 전쟁터와 같은 선거판에서 한 번도 검증받은 적이 없는 한 총리가 갑자기 인기가 좀 있다고 하여 중차대한 대선 관리의 책임자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대선 후보로 나서는 것은 명분도 없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험부담이 크다할 것이다.
한 총리, 독자적 지지세 없어.. 대부분 국민의힘 지지와 중복
작금의 언론 상황을 엄밀히 살펴보면, 일부 언론들, 특히 진보 언론들이 한 총리의 출마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한 총리의 대선 출마는 여권 분열과 대선 준비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총리가 일시적 인기에 현혹되어 오판한다면, 일생에 큰 오점을 남길 수 있다. 냉정히 판단해볼 때, 한 총리 개인의 독자 지지세력으로는 범여권 단일 후보가 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무조건 국민의힘의 지지를 업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대선후보를 확정했는데, 그 후보와 한 총리가 범 여권 단일후보 경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이자, 한 총리에게는 엄청난 특혜라 할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어도 현실적으로는 아주 부적절한 일일 것이다. 한 총리의 지지세 대부분이 국민의힘 지지 여론과 겹치기 때문이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정치신인으로 반짝 떴다가 거품이 빠진 인물들이 제법 있다. 이회창 전 총리, 고건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안철수 의원, 정몽준 전 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이회창 전 총리는 3번이나 대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정치판에 오래 있었던 김종필 전 총리, 이한동 전 총리도 대선에 나섰다가 모두 실패했다.
한 총리는 정치권 이해 관계자들과 진보 계열 언론들이 왜 갑자기 자신을 띄워주고 출마를 부추기는 지 그 의도를 간파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출마를 강행한다면 개인적 야망이자 과욕 때문이라 할 것이다.
한 총리 대선 출마 반대 70%.. 비상계엄 연관성, 윤석열 정부실패 책임 등 이유
'한 총리의 대선 출마 반대 70%’가 나온 최근 MBC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출마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상계엄사태 연관성 의혹(31%) ▲윤석열 정부 실패에 대한 책임(30%) ▲대통령권한대행으로 중립성 위반(25%) ▲국정공백 가능성 발생(8%)으로 나타났다. 한 총리가 이런 부정 여론, ‘탄핵 및 윤석열 정부 실패 책임론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대로 출마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과반 이상이 ‘행정 경험과 외교적 역량(57%)을 꼽았다.
그런데 한 총리의 최대 약점은 무엇보다도 선거에서 한번도 검증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선거에서 한 번도 싸워보지 않은 한 총리가 대선판에 뛰어드는 것은, 여권의 필패를 자초할 우려가 크다.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도 정치 신인이었지만 어쨌든 윤 전 대통령은 대선 전에 국민의힘에 입당하여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어느 정도 검증 과정을 거쳤다.
한 총리가 대선에 뛰어들 수 있는 명분을 찾는다면 딱 하나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탄핵안을 발의할 경우이다. 그 때는 국회 의결 전에 사퇴하여 대선판에 뛰어들어도 부정적 여론이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선에 출마할 명분이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가 출마를 반대하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자신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국민의힘 경선후보들의 지지율과 중복된다는 점도 솔직히 인정하여야 한다.
한 총리, 대선판에 나서는 것은 본인 실패와 국민의힘에도 도움 안 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지적하였듯이, 국민의힘이 한덕수 총리를 대선판에 소환해 자당 대선후보와 또다시 경선을 벌이는 것은 경선후유증을 증폭시키는 빌미가 될 수 있고, "외부인사를 또 모시는 것은 공당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경선에서 최종 확정된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을 완주하는 것이 정도이다. 한덕수 총리와 대선후보 단일화를 통해 컨벤션효과를 노려보겠다는 계산이라면, 그것은 올바른 선거전략이 아니다.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총리가 책임지지 않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 인사들의 부추김에 현혹되어 대선판에 발을 내딛는 순간, 본인의 실패뿐만 아니라 여권의 대선 실패를 자초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본다. 이 책임의 상당 부분이 한 총리 본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아수라판인 대선판에 나서지 않는 것이 한 총리 본인이나 국민의힘 대선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총리는 대통령 공백기를 책임진 대통령권한대행으로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옳다. 차제에 끊임없이 논란을 낳고 있는 부정선거 시비가 일체 나오지 않도록 이번 대선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당면 최대과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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