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재판]증거 새롭게 나온 것 없는데 항소심 판결 뒤집어

김성태(62) 전 국민의힘 의원의 항소심 재판에서 판결이 뒤집어졌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2020.11.20. 자신의 딸을 KT가 채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원에게 1심의 무죄를 뒤집고 이같이 유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이 시선을 끄는 이유는 1심과 2심을 판결함에 있어 새로운 증거가 추가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1심의 사실관계 내용과 2심의 사실관계가 동일한데도, 판결은 극과 극을 오가는 결과가 나왔다.
판결이 뒤집어진 이유는 딱 하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유죄 여부를 가리는 판사가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쟁점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김 전 의원이 2011년 서 전 KT사장에게 스포츠체육학과를 졸업한 자신의 딸 김모씨를 KT스포츠단에 채용해달라고 청탁했는지 여부(비정규직 채용). 둘째, 2012년 여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였던 김 전 의원이 이석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막아줬는지 여부. 셋째, 이석채 당시 KT회장이 증인 채택을 막아준 대가로 서유열 KT사장에게 지시하여 김 전 의원 딸의 점수를 조작해 KT 대졸 공채 직원으로 채용했는지 여부 등이다.

1심 재판부(서울남부지법 재판장 신혁재)는 김 전 의원의 딸이 특혜로 채용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김 전 의원이 청탁을 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의 판결을 뒤집었다. 그 이유는 새로운 증거가 나와서가 아니라, 서 전 사장의 동일한 진술을 놓고 판사가 판단을 달리하였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핵심증인으로 나선 서 전 사장은 2011년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이 전 회장, 김 전 의원과 저녁식사를 하며 채용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하였는데, 서 전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2009년에 있었던 것으로 1심에서 확인되었다. 김 전 의원의 수첩에도 2009년 세사람의 약속이 적혀 있었다. 서 전 사장은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하였지만 법인카드 사용내역의 시기로 볼 때, 2011년 김 전 의원의 딸이 KT스포츠재단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시기와 맞지 않았다. 따라서, 1심은 서 전 사장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고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서 전 사장의 동일한 진술에도 불구하고 이를 근거로 유죄 판단을 내렸다. 법인카드 내역은 2009년으로 나타났지만, 서 전 사장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므로 만찬이 2011년에 있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 서 전 사장이 허위 증언을 할 동기가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세사람의 만찬 자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 전 회장이 김 전 의원의 딸을 채용하라고 지시한 일, 김 전 의원이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막아준 것, 그의 딸이 부정한 방법으로 KT에 채용된 점 등은 모두 사실로 인정된다고 봤다. 이 자체로 유죄가 된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의원이 8년전 사건으로 기소됐고, 당시엔 자녀 채용이 뇌물죄로 처벌될 것이란 인식이 퍼져있지 않았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김 전 의원과 함께 재판을 받은 이 전 회장, 서 전 사장도 모두 집행유예를 받아 법정구속되지는 않았다.

한편 김성태 전 의원은 항소심 결과에 대해 “허위 진술과 허위 증언에 의해 판단된 잘못된 결과”라고 강하게 불복,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 김성태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