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정치마당

광복회 김원웅, "행사용 태극기 바뀌었다"

polplaza 2021. 11. 1. 22:34
반응형

광복회(회장 김원웅)가 대외 행사 때 사용해오던 태극기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광복회는 11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존에 사용해오던 상해 임시정부 시절 '임시의정원 태극기'가 아닌 다른 모양의 태극기를 선보였다. 김원웅 회장과 이재명 후보가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이 태극기가 사용됐다. 임시의정원 태극기는 어디로 가고, 새로운 태극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날 광복회의 공개 행사에서 새로 선보인 태극기는 소위 '진관사(津寬寺) 태극기'로 불린다.
2009년 5월 서울 삼각산 기슭에 위치한 진관사의 칠성각(七星閣)을 해체 및 복원하던 중 독립신문, 신대한, 조선독립신문, 자유신종보 경고문 등과 함께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신문들이 1919년 6월부터 12월 사이에 발행된 것으로 볼 때, 이 태극기도 그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1919년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태극기의 크기는 가로 89cm, 세로 70cm이며, 바탕은 면직물이다. 4괘와 태극문양을 갖추고 있으나, 음양의 음(陰)부분은 먹물로 추정되는 검정색 안료를 사용해 파랑색이 아닌 검정색을 띠는 것이 특이하다. 진관사의 스님이 독립운동에 가담하면서 확보한 자료로 추정된다고 한다. 2010년 2월 25일 국가등록문화재 제458호로 지정됐다.

(11월 1일 진관사 태극기를 든 이재명 후보(왼쪽)과 김원웅 광복회장/연합뉴스)


그런데 광복회는 두어달 전까지만 해도 상해임시정부의 임시의정원(현재 국회)에서 사용하던 태극기를 애용해왔다. 이 태극기는 임시의정원 의장과 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한 독립운동가 김붕준 선생과 그의 아내 노영재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태극기이다.

2019년 6월 제21대 광복회장에 취임한 김원웅 회장은 이듬해 4월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복제해와 서울 여의도 광복회가 입주한 광복회관 건물 앞에서 게양식을 갖기도 했다. 2020년 8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출마한 박주민 의원과 기념 사진을 찍으면서 임시의정원 국기를 마주 들었다.

(2020.8. 광복회를 방문한 박주민 의원(오른족)과 김원웅 회장/사진: 조선비즈)

앞서 2020년 7월 13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광복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사진을 촬영했다. 이때도 김 회장은 유 장관과 기념 사진을 찍으면서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사용했다.

(2020.7.13. 유은혜 교육부총리와 김원웅 회장/사진: 광복회)


김원웅 회장은 2020년 10월 23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광복회를 방문하자,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2020.10.23. 김원웅 회장(왼쪽)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사진: 광복회)


광복회는 2021년 1월 15일 문학평론가 염무웅 선생에게 제2회 ‘이육사 상’ 시상했다. 1970년대 ‘민중문학’ 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였다. 이날도 김원웅 회장은 염무웅 선생과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2021.1.15. 염무웅 선생(왼쪽)과 김원웅 회장/사진: 광복회)


2021년 1월 25일에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독립운동가 '최재형 상'을 시상했다. 최재형 선생의 유족들에게 사전 동의도 없이 상을 시상해 논란을 낳았다. 김 회장은 이날도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들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2021.1.25.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들고 있는 김원웅 광복회장(왼쪽)과 추미애 법부장관/사진: 광복회)


광복회는 2021년 2월 창립 제56주년을 맞아 ‘민족정기 상’을 제정했다. 제1회 민족정기상은 2월 26일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수상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사적지 확대 및 복원, 독립운동사 연구지원, 나라사랑채 건립운영 등으로 독립유공자 예우 지원 강화에 힘썼다는 평가였다. 이날도 김원웅 회장은 문 구청장과 함께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김원웅 회장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오른쪽)/사진: 광복회)


광복회는 2021년 3월 25일, 여의도 광복회관 3층 대강당에서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게 ‘우리시대 독립군 대상’을 수여했다. 김원웅 회장은 이날도 송영길 의원과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2021.3.25. '우리시대 독립군 대상'을 수상한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오른쪽)과 김원웅 회장/사진: 광복회)


앞서 김원웅 회장은 2020년 8월 15일 송영길 의원 등이 주최한 행사에서 '한반도평화통일대상'을 수상해 정가 일각에서는 '상장 품앗이'라는 시각을 낳기도 했다.

(2020.8.15. 송영길 의원(왼쪽에서 2번째)과 김원웅 회장(왼쪽에서 3번째)/사진: 광복회)


그런데, 광복회는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붕준 선생의 손자인 김임용 선생이 "광복회 김원웅 회장이 유족들의 동의 없이 태극기 복제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광복회에서 일체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복회는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김 선생의 할아버지 김붕준 선생 가문은 아내 노영재 지사와 아들 김덕목 지사, 큰 딸(김효숙 지사)과 작은 딸(김정숙 지사), 큰 사위(송면수 국방부 초대 정훈국장)와 작은 사위(고시복 육군 준장) 등 일가족 7명이 모두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가문으로 유명하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