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신경마비(우안와사)를 진단받은 지 22일째다.
귀와 주변으로 간헐적인 통증이 5일째 이어져 오전에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내 담당 의사(박소영 교수)의 진료날이었다. 접수를 한 후 약 2시간이 지나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박 교수의 오전 진료 마지막 환자였다.
나는 5일 전부터 귀 주변으로 통증이 간헐적으로 생겼다가 사라지는 증세가 있다고 말했다. 눈도 침침해졌다고 했다. 박 교수는 염증이 생긴 신경에 붓는 현상이 있는 것 같다면서 또 스테로이드 처방 1주일치를 내렸다. 그리고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 10알(하루 1~2개)을 처방했다. 이는 그동안 약물 처방이 부족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약 복용이 끝난 후에도 얼굴 조임현장이 지속되고, 통증이 생긴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했다. 나의 불찰인가, 병원 측에서 이런 현상을 미리 고지하지 않을 것이 문제일까. 나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이런 문제에 어떤 확신을 내릴 수 없다.
스테로이드제 1주일 처방과 진통제.. 아직 부종이 남은 듯
박 교수는 며칠 전 이 병원의 재활의학과에서 받은 나의 근전도 검사 결과를 알려주었다. 각 과에서 검사받은 환자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주치의로서 환자에게 알려준 것이다. 그는 "신경 검사 결과가 많이 심한 것으로 나왔다. 약 87%가 변성(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완쾌되는데 약 3~4개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는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싶어 "3~4주도 아니고 3~4개월이나 걸린다는 말씀이냐"고 확인했다. 박 교수는 "3~4개월 걸린다고 한 말이 맞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다 낫는다"고 나를 위로했다.
박 교수는 "오늘 진료를 받았느니 내주 예약은 취소하겠다"고 했다. "근전도 검사 결과를 보고 마지막 진료를 하려고 했는데, 오늘 진료를 받았으니 다음에 또 올 필요는 없다"고 했다. 나도 오늘 추가 처방을 받았기 때문에 다음 주 예약돼 있던 진료를 취소하는데 동의했다.
박 교수는 내가 "안연고를 바른 다음날부터 눈이 침침해졌다"고 하자, "그 안연고는 좋은 것이다. 그걸 눈에 넣고 눈을 붙이고 잤느냐. 그렇게 해야 한다"며 "이 병은 눈과 상관없다.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어주고, 잘 때는 안연고를 넣어 눈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안타깝다는 듯이 '눈이 침침해졌다'는 나를 바라보다가, "안과 검사를 받아보겠느냐"고 물었다. 병원에 자주 올 시간이 없으므로 이왕 온 김에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안면 신경마비와 눈은 관련성 없어.. 눈 건조증에 인공눈물 넣어줘야"
박 교수는 컴퓨터로 안과 진료 차트를 보면서, "어떤 교수에게 추천을 해야 하나"라고 혼잣말을 했다. 잠시 후, "오늘은 전문 교수들의 진료가 없네"라면서 "일반진료를 받겠느냐"고 했다. 전문 진료와 일빈 진료의 차이를 몰라서 "전문 진료는 교수들이 하고, 일반진료는 외부에서 온 의사들이 하는 것이냐"고 물어봤다. 박 교수는 "일반 진료는 인턴(의사)이 한다"고 했다. 나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인턴 의사에게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박 교수는 "그럼 인턴에게 먼저 진료를 받아보고, 문제가 심하면 교수를 연결시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안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안과 검사는 오후 1시 30분경 접수하여 3시 30분경 마쳤다. 중간 중간 기다리는 시간이 총 1시간쯤 걸렸다. 먼저 오른쪽, 왼쪽 눈의 시력 검사를 했다. 예전보다 확연히 떨어졌다. 안경을 벗으니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래도 좀 보였는데 말이다. 안압과 굴절 검사도 했다. 굴절은 좌우 18이라고 기록됐다. 그 의미를 모른다. 아마도 심하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망막, 녹내장 단층촬영과 안구 전체의 색깔이 나타나는 검사를 받았다.
인턴 의사는 "오른쪽 눈 망막이 약해진 것 같다"면서 "망막 전문 교수에게 진료를 받겠느냐"고 했다. 나는 "그러겠다"고 했다. 인턴 의사는 "한 달 후쯤으로 예약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으나 나는 "빨리 받겠다"고 했다. 절충점을 찾아 이달 말 망막 전문 교수에게 검사를 받기고 예약했다. '인공눈물약' 처방을 받았는데, 처방전에 김민선 의사로 나타나 있었다.
오전, 오후 막간을 이용해 점심은 병원 근처에서 바지락 칼국수(8,000원)를 먹었다. 오전에 처방받은 스테로이드제 약을 먹었다. 한 봉지에 4알 들었는데, 약국 의사에게 물어봤더니 1개는 소화제라고 했다.
망막 약해져.. 망막 전문교수에게 진료 받기로 예약
어쨌든 최근 신경이 많이 써였던 2가지 문제에 처방전과 검사를 받았다. 귀 쪽 통증은 아직 부종이나 염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하겠다. 추가 약을 좀 더 일찍 먹었어야 했던 게 아닌가 싶다. 통증이 처음 느껴진 날 찾아갔더라면 더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통증과 부종이 5일간 계속 일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신경마저 줄어든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1차 처방약을 모두 복용한 후에도 지금까지 얼굴에 조임 현상이 남아있는 것도 염증과 부종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박소영 교수는 "아직 신경 뿌리가 남아있어서 (신경) 가지치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희망 섞인 말을 해주기도 했다.
앞으로 1주일 간 스테로이드를 먹으면 얼굴 조임현상이 얼마나 줄어들 것인지, 귀 주변의 통증이 모두 사라질 것인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눈이 마냥 침침하다고 걱정하지 말고, 시간 날 때마다 '인공눈물'로 눈의 건조증을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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